[뉴스토마토 서유미기자] 코스피가 연초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성장세도 주춤했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에프앤가이드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ETF 순자산 총액은 18조6839억원으로, 지난해 말 19조4217억원을 기록한 이래 줄곧 하락세다. 같은기간 코스피 지수는 2011.34에서 1922.50으로 4.4% 하락했다.
◇ETF 순자산총액 추이(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단위 : 억원)
업계에서는 신흥국 금융불안으로 한국시장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나오면서 ETF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기욱 KDB
대우증권(006800)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관련된 대표적인 ETF는 기관과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매에 쓰이는 상품"이라며 "외국인 매도세로 전체 ETF 시장 순자산 총액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지난 연말 외국인 자금이 인덱스 투자 형태로 상당히 유입됐지만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서 포트폴리오를 청산한 모습"이라며 "#KODEX200이나 TIGER200 등 코스피200을 따라가는 ETF에서 많은 자금이 빠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연말 배당투자 목적으로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자금이 거래세를 줄이기 위해 ETF시장을 활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전 연구원은 "지난해 연말 배당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현물 매입 이후 거래세를 줄이기 위해 ETF로 전환시켜 장내 매도를 했다"며 "연말 일시적으로 늘었던 물량이 청산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시장이 급격한 변동을 보일 때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에 자금이 몰리는 효과는 다소 미미했다. 레버리지 ETF의 순자산 총액은 늘었다. 연말 2조1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대로 상승한 것.
이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이 하락하면서 레버리지 ETF 설정액이 늘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외국인의 매도세의 영향이 더 컸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ETF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주식 관련 ETF는 설정액이 감소했지만 장기채권 ETF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며 "성장기에 접어든 ETF시장의 설정액은 증가하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ETF은 인덱스를 추종하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다양해야 하지만 한국 주식형 상품의 상당부분은 이미 설정을 한 상태"라며 "양적 성장세는 예전보다 탄력이 줄어들어 올해 연말 기준 22조원 정도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