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토탈이 대한석유협회에 회원 가입 신청을 낸 가운데 정유 4사가 이를 수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삼성토탈은 지난해 12월 회원가입 신청서를 석유협회에 제출했다.
삼성토탈은 협회 가입 희망 의사를 내비친 적은 있지만, 공식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토탈이 석유협회 가입을 추진하는 것은 제5의 정유사로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4개 정유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국내외 석유산업 동향과 홍보활동, 대정부 건의·자문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정유사들은 협회를 통해 공통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정부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한다.
정유업계 내부에서는 삼성토탈의 석유협회 가입에 부정적 기류가 역력하다. 기존 정유사들이 매출 규모에 따라 회비와 분담금을 내고 있는데, 삼성토탈이 기존 회원사 만큼 부담할 수 있겠냐는 것.
삼성토탈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과 합성수지, 그리고 파라자일렌 등 방향족 제품이 주력 사업이다.
여기에 휘발유, 항공유 등도 생산하는 등 화학사와 정유사 성격이 절반씩 섞여 있다. 때문에 삼성토탈이 석유협회의 회원사로서 이해관계는 챙기면서 사업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분담금 등은 낮게 부담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업계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일부 회원사는 삼성토탈이 원유정제시설(CDU)을 갖추지 않아 가입자격 자체가 없다고 강한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삼성토탈은 원유정제시설 없이 파라자일렌(PX)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부생연료유로 휘발유 반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석유협회 가입 자격이 없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토탈은 그간 정부를 등에 업고 알뜰주유소 사업을 통해 무임승차를 해온 탓에 업계 내에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면서 "가입 과정에서 회비나 부담금 등에서 화학사업 등을 제외시켜달라는 요청을 할 경우 가입의사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받을 것"이라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삼성토탈의 가입 승인은 정기이사화에서 결정하고,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정기이사회는 올해 2월 말로 예정돼 있지만, 가입을 최종 승인하는 총회 개최시기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회원사의 CEO(최고경영자) 일정에 따라 주총이 열리는데, 각 사 CEO 일정을 맞추기가 쉽지 않은 탓에 현재로선 구체적인 총회 날짜가 미정인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