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 73명이 안철수 의원 측 새정치신당을 향해 "민주당 광역의원 빼내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동시에 민주당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신당의 의원 빼가기가)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안철수 의원이 표방하는 '새정치'가 고작 '의원 빼가기'라면 참으로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성토했다.
이날 기자회견 성명에는 구속 중인 한 명을 뺀, 민주당 서울시의원 75명 중 73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새정치신당이 민주당 공천을 다시 받기 어려운 일부 시의원들의 약점을 노렸다는 정황이 있다며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이라면 안철수 새정치는 껍데기만 새정치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새정치신당행을 선택한 장환진 시의원을 향해서도 "아직까지 신당의 정체성이나 정강, 정책도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새정치에 '동의했다'는 변명은 성립되지 않는다. 자신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철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안철수신당이 '선거용 급조 정당'의 길을 걷고 있음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안철수신당의 깃발은 '새정치'이지만, 오히려 정치를 퇴행시키고 새누리당 1당 독주체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신당는 의원빼가기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News1
이들은 또 서울광장 개방·친환경무상급식·지하철9호선 협약 시정·시립대 반값등록금 등을 언급하며 "부족하지만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누구보다 '진짜 새정치'에 앞장 서왔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민주당 소속 광역의원으로 6.4 지방선거에서 시민의 엄중한 평가를 받을 결연한 각오를 하고 있다. 잘한 것은 잘한 대로, 못한 것은 못한 대로 평가 받을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며 민주당적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진형 시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참석한 분들은 민주당과 함께 하겠다고 하는 분들 73명이다. 그동안 종편 등의 언론을 통해서 시의원 10명 이상이 안철수신당으로 옮겨 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런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의 의지로 밝힌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지난 4년 동안 시민들이 원하는 새정치와 복지정치를 위해 헌신해온 것을 평가받아야 할 시점에 '정치철새', '의원빼가기' 논란으로 서울시의회 모습이 비추는데 대해 굉장한 울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서명에 참여하지 않은 두 명의 의원과 관련해서는 "그 분들이 아직 탈당한 것은 아니다.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한다"며 "두 분은 지역위원장과의 관계나 본인의 정치적인 진로 때문에 깊이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안철수 신당의 '의원빼가기' 정황과 관련해 "각 지역별로 안철수신당과 함께 하는 지역 활동가들이 있다. 그들이 직접적으로 민주당 서울시의원들에게 함께 하자고 제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