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끌던 과거 한나라당과 김한길 대표가 키를 잡고 있는 민주당의 대여 투쟁 방식이 비교가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과거 사립학교법 거부 투쟁당시 예산안 처리 거부는 물론이고 국회 전면 보이콧을 단행하며 투쟁에 나서 결국 목적을 달성한 반면, 김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사태에도 불구하고 특검 도입조차 지지부진한 형국이다.
지난 2005년 12월 9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사학법 강행 처리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부터 저와 한나라당 의원들은 사학법 반대투쟁을 시작한다"라고 선언한 뒤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 시작했다.
정세균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이 "문제가 있다면 양당 대표가 만나 시시비비를 따져 국민들의 판단을 받자"며 제안한 TV토론에도 응하지 않았다. 대신 12월 13일부터 거리로 나가 촛불 시위를 벌였다.
국회 공전에 따라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영하의 날씨와 싸늘한 여론의 시선에도 "나라가 잘못 가고 있는데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이 땅은 동토의 나라로 변한다"라며 박 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민심 이반에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원내외 병행투쟁론이 고개를 들자 "한번은 나가 투쟁하고 다음날은 들어와 상임위하고 이게 투쟁이 되느냐. 차라리 들어가든지 아니면 밖에서 싸우든지 해야 한다"라고 일거에 논란을 물리쳤다.
한나라당은 끝내 연말 예산안 처리에도 불참했다.
결국 박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사실상의 '항복'으로 사학법 재개정 논의가 합의되고 나서야 장외투쟁을 풀었다. 국회 파행 53일 만의 일이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사진)은 이와 관련 "10년 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에 대해 사실 우리가 반면교사를 삼을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진=박수현 기자)
정 의원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사학법에 반대하면서 실제로 예산안과 연계시켜서 50여일 동안 국회에 하루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밖에 다니면서 계속 데모를 했다. 결국은 사학법 무력화에 성공했다"라고 상기시켰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특검 도입 논의를 위한 여야 4자 회담을 새누리당에 공식 제안했다. 당내에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특검 관철을 위한 노력과 홍보활동을 전개하기로도 하는 등 특검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특검은 꿈도 꾸지 말라"라고 콧방귀를 뀌는 등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새누리당의 동의가 없으면 이미 발의한 특검 법안은 휴지조각과 다르지 않아 사실상 특검은 물 건너갔다는 시각이 현재로선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