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확충펀드 내달 1차 12조 조성(종합)

은행 자산규모별 차등 지원..中企대출,구조조정 지원

입력 : 2009-02-25 오전 11:19:00
[뉴스토마토 박성원기자] 다음달 1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가 조성돼 시중은행들의 자본 확충에 본격 투입된다.
 
정부는 이 펀드 자금을 중소기업 대출 지원, 기업 구조조정용으로 쓰되, 각 은행별 자산규모에 따라 자금을 차등지원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 자본확충펀드 조성 및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일단 총 20조규모로 조성될 자본확충펀드는 크게 두 차례에 나눠 투입된다.
 
다음달 중 12조원이 1차로 지원되고, 나머지 8조원 가량은 1차 지원금 활용내역과 대외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 이행실적에 따라 구체적인 투입시점 등이 정해진다.
 
금융위는 은행이 필요에 따라 자금을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크레딧라인(한도배정)을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펀드 지원을 요청한 은행과 '지원약정서'를 체결한 뒤 정해진 기간 안에 은행이 필요할 때 가져다쓰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또 각 은행별 자산규모에 따라 지원금액이 차등화하기로 했다. 특정 은행에 자금지원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국민, 우리, 신한은행 등 1그룹(자산 200조원 이상)은 최대 2조원, 하나, 기업, 농협 등 2그룹(자산 140조~200조원)은 최대 1조50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외환, 씨티, SC제일은행 등 3그룹(자산 50조~140조원)과  수협, 지방은행 등 4그룹(자산 50조원 미만)은 각각 1조원과 3000억원 한도에서 자본수혈이 가능하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는 이 펀드로 은행의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등을 인수하고, 이중 후순위채를 중심으로 8조원 규모의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기관투자자에게 매각할 방침이다.
 
특히 민간 부분의 참여로 마련될 8조원에 대해서는 안정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해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펀드의 사용처도 다양해진다.
 
기본적으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각 은행별로 여력이 있을 경우 실물경제와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데 자금을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신규대출과 만기연장을 비롯해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과 출자전환, 구조조정펀드 출자 등에도 자본확충펀드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원, 부실채권 정리 조치 등 은행의 부실 털어내기에도 자금이 투입된다.
 
그러나 금융위는 자금을 지원받은 은행의 경영권에 간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펀드를 통한 자금 수혈이 은행 경영의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아울러 금융위는 조만간 '은행자본확충펀드 운영위원회'를 설치할 방침이다.
 
강병호 한양대학교 교수가 위원장으로 참여하고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은, 산은, 신용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은행연합회, 투자자 대표 등 모두 9명이 참여한다.
 
운영위원회는 앞으로 인수자산별 발행이자율 등 자산매입조건을 결정하고 지원자금 사용용도 지정과 사용실적 점검에 나서는 등 펀드 운영의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하게 된다.
 
뉴스토마토 박성원 기자 wan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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