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무죄' 후폭풍은 오히려 야권에..'특검 연대' 삐걱

특검 관철 묘안 없어.."각계 연석회의 사실상 해소 상태"

입력 : 2014-02-13 오후 4:50:52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1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된 뒤 '특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야당들의 움직임은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략이 없는' 경우도, '관심도 없어 보이는' 경우도 있다.
 
민주당은 사법부 판결보다 검찰의 수사 비판에 방점을 찍은 듯이 보인다. 무죄 판결 직후 판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사법부를 압박한다'는 비난에 검찰의 수사에 비판의 무게 중심을 옮겼다.
 
검찰이 부실 수사를 해서 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런 대응은 당장 '민주당이 그동안 검찰수사가 공정하다고 극찬하더니 이제 와서 재판결과를 아전인수식으로 이용한다'는 새누리당의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은 9일 '수사외압'을 이유로 냈던 황교안 법무부장관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여야 협상을 통해 12일 본회의에 상정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투표가 시작되기 전, 새누리당 의원들은 집단 퇴장해 정족수 미달로 ‘투표불성립’ 됐다. 표결도 못해본 것이다.
 
민주당은 특검을 관철시킬 뚜렷한 묘책이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당 전략통인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의회에서 협상 말고 무엇이 있겠나"며 "가장 뾰족한 수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결단이고, 그 다음엔 의회 과정에서 양당이 충분히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3일 새누리당과의 4자회담 합의 이후 지도부가 특검 관철에 미온적이었다며 지도부를 정면 겨냥했다.
 
정청래 의원은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은 지금까지 새누리당과의 대결에서, 투쟁도 유연하게 협상도 유연하게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투쟁도 협상도 치열하게 끈질기게 물고 늘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 앞선 1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선 박근혜 대통령 한나라당 대표시절 50여 일간이 사학법 반대투쟁을 언급하며 "민주당이라고 못할 게 뭐가 있느냐"고 강경 투쟁을 주문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장외 투쟁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다. 한 의원은 "지난해 장외집회에서 우리가 무엇을 얻었나. 더구나 이번이 두 번째다. 식상함마저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외로 나간다면, 민생 저버렸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의 독선에 대해서 비판하고 견제를 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민생을 살려나가는 국정에 함께 협조해야 될 책무도 있다. 그래서 (국회 보이콧은) 어렵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아무리 강력하게 요구를 하더라도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응하지 않으면 사실은 방법이 없는 것"이라며 특검 관철의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했다.
 
진보정당들 역시 뚜렷한 방안이 없다. 적은 의석수라는 현실적 한계로 민주당과의 공동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안철수 의원 측도 '특검 관철'을 위한 뚜렷한 방안을 갖지 못했다. 안 의원 측은 국회의원 2명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냐고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3월 창당을 앞두고 있다는 현실적인 상황으로 모든 역량을 창당에 쏟고 있는 것도 특검도입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다.
 
야권의 공동 대응도 삐걱거리고 있다. 연석회의가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연석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사회의 한 핵심인사는 13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사실상 연석회의가 해소된 상태 비슷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해소를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활동을 특별하게 개시할 만한 여건이나 상황이, 시민사회 내부조건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의원 측이 불참했던 지난 10일 모임에 대해선 "(김용판) 재판결과가 나오면서 서로 얘기 해보자고 해서 마련된 가벼운 식사 자리"라며 "그 자리에서 공식적인 얘기나 연석회의와 관련된 향후 방안이 오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 측에서 일정에 쫓겨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문제 되거나, 연석회의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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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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