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LF쏘나타가 명성 회복에 나선다. 전작인 YF쏘나타가 부진했던 만큼 이번에 이름값을 제대로 하겠다는 각오다. 현대차의 올 한 해 농사도 LF쏘나타의 흥행 여부에 좌우된다.
내달 출시 예정인 LF쏘나타는 지난 2009년 YF쏘나타 출시 이후 5년 만에 풀체인지(완전 변형) 모델로 탄생한다. 7세대 쏘나타다.
특히 최근 내수에서 전반적인 하락세를 걷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LF쏘나타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말 출시돼 큰 반향을 얻고 있는 신형 제네시스에 도입된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 '플루이딕 스컬프처 2.0'를 투여해 제네시스의 흥행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쏘나타는 6세대 모델인 YF쏘나타까지, 현대차의 대표적 볼륨카로 자리하며 제 몫을 다해냈다. '2000cc급 중형차는 쏘나타'는 인식을 심었을 정도다. 다만 지난 2009년 9월 출시된 YF쏘나타의 판매 추이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NF쏘나타와 YF쏘나타의 승용 시장 점유율. 각 모델이 출시된 2004년(NF쏘나타)과 2009년(YF쏘나타)의 기록은 제외했다.(자료=한국자동차공업협회)
YF쏘나타는 출시 이듬해인 지난 2010년 13만5735대가 판매되며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 11.2%를 기록했지만, 이후 7.4%(2011년), 8.0%(2012년), 7.4%(2013년)로 7~8% 선에서 맴돌며 부진했다.
YF쏘나타 이전 모델들의 판매 추이와 비교해 보면 부진의 정도는 명확해진다. 4세대 모델인 EF쏘나타(1998년 3월 출시)는 1999~2002년까지 매년 판매량 10만대를 넘기며 10% 전후의 점유율을 꾸준히 기록했다.
이어 5세대 모델인 NF쏘나타(2004년 9월 출시) 역시 출시 다음해인 2005년 9만3045대가 판매된 이후 2006~2008년 10만대를 넘어서며 승승장구했다. 승용시장 점유율에서도 2005년 10.2%에서 시작해 2008년엔 12.9%까지 치솟으며 큰 인기를 누렸다.
YF쏘나타가 부진하면서 지난 1999년부터 12년 연속 지켜온 국내 베스트셀링카 자리마저 2011년 이후로 아반떼에 내줬다. 2011년은 YF쏘나타의 승용시장 점유율이 7.4%로 추락한 한 해다. 특히 2011년 쏘나타는 아반떼뿐만 아니라 모닝과 그랜저에 밀려 4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에도 아반떼와 모닝에 밀려 3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담보된 흥행이 무너진 가운데 시장에서는 LF쏘나타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일단 현대차는 예전의 이름값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중형차 시장의 축소는 LF쏘나타 전망을 어둡게 한다. 지난 2010년 이후로 중형차 시장의 크기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2010년 31만4150대를 기록했던 중형차 판매는 매년 감소해 지난해 19만9954대까지 떨어졌다.
승용시장 점유율 역시 25.8%에서 17.6%로 떨어졌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SUV와 합리적인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중소형 수입차가 중형차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올해 예고되고 있는 중형차 대전은 LF쏘나타의 판매 상승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한국지엠이 쉐보레 말리부에 디젤엔진을 얹은 '말리부 디젤'을 LF쏘나타보다 앞서 내놓기로 한 데 이어 르노삼성차도 올 하반기 SM5 디젤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LF쏘나타와 함께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디젤엔진을 탑재한 중형 모델들이 시너지효과를 낼 경우 중형차 시장이 확대됨과 동시에 대표적인 중형모델인 쏘나타의 판매 역시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형차량들의 출시가 이어지는 만큼 중형차 판매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SUV와 수입차의 기세를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LF쏘나타의 판매 실적에 현대차와 국내 중형시장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말했다.
◇YF쏘나타(위)와 미국 자동차 매체 '카스쿠프'에서 그린 LF쏘나타 예상도.(사진=현대차, 카스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