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최근 몇 년 동안 초고속 성장한 아웃도어 업체들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견 업체들은 해외 유명 브랜드에 눈독을 들이며 인수 대상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브랜드 인수를 통한 얼굴 알리기가 가장 쉬운 수단이란 판단 때문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상표권을 인수하거나 글로벌 본사 인수를 추진하는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일부 업체는 국내 상표권만으론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주요 공략지인 아시아 시장의 전체 판권을 사들이는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진출 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보다는 글로벌 업체 인수를 통해 얼굴을 알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초기 투자 비용을 줄이고 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업체들이 유명 해외브랜드의 상표권 인수를 위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가장 먼저 아시아시장 진출을 위한 공격 경영을 펼치고 있는 곳은 형지다. 형지는 지난달 스위스 여성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인 와일드로즈 아시아 판권을 인수했다. 지난 2010년 와일드로즈와 국내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듬해 국내 상표권을, 이번에는 아시아시장의 판권까지 접수하며 덩치를 불리고 있다.
회사는 아시아시장 판권 인수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상당한 규모로 추정된다.
형지 관계자는 "중국의 작년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조5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17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중국을 중심으로 대만, 홍콩 등지 등 아시아 지역 전체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형지는 와일드로즈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며, 현지 유통사를 통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블랙야크 역시 미국 아웃도어 브랜드 인수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상표권을 인수하거나 아예 브랜드 자체를 사들이는 방안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브랜드 중 인수할 만한 대상을 물색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 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지도가 높은 글로벌 브랜드 인수는 해외 판로 개척을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라며 "시장 확장의 초기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해외브랜드 인수를 적극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역으로 해외 업체들이 상표권 인수 등을 제안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의 경우, 미국이나 유럽 브랜드로부터 상표권 인수 러브콜을 받고 수용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만큼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이 경쟁력 있는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증거 "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 아웃도어 업계의 핫이슈는 글로벌 아웃도어 업체와의 M&A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간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