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19일 의료발전협의회 협상 결과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협상은 협상단의 착각일 뿐, 정부가 협상단을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회장은 “협의 내용을 접한 회원들 분위기가 엄청 좋지 않다. 정부가 의협 협상단과 이런 장난을 벌여도 되는 건가, 철저히 이용당했다”며 “협의문 문서 자체만 보더라도 워딩을 기본적으로 정부가 도맡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회원들이 파업에 돌입하지 않으면 마치 협의 결과에 동의한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이를 두고 회원들이 혼란을 겪고 있어 부득이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 전체회원 총파업 찬반 투표를 이틀 뒤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9일로 예정됐던 전체회원 총파업 찬반 투표는 이틀 뒤인 오는 21일로 미뤘고, 당초 3월3일로 예고됐던 총파업은 다음 달 10일로 확정지었다.
앞서 노환규 회장은 지난 18일 의정협의체 협의 결과가 발표된 직후 협의 내용을 전면 부정하며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임수흠 서울시의사회장도 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현재까지 위원 18명 중 14명이 사퇴했다.
의협은 비대위 기능 정지를 공식 선언하고 새로운 2기 비대위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노환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집행부가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대정부 투쟁 기능을 수행하기로 했다.
반면 의협 협상단측은 나름대로 정부측과 합의가 잘 이뤄졌다고 자평했다. 협상단 한 관계자는 “협의가 모두 끝났다. 노력을 다 했고 판단은 의협 회원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는 “당초 총파업이 3월3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의정 협의가 지체돼 투표종료일 27일에 맞춰 진행하려면 기간이 촉박해 부득이 다음달 10일로 확정했다”며 “원격진료와 의료영리화에 반대했지만 의협 내부 이견이 엇갈려 결과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회장직 유지에 대한 재신임 여부도 회원 투표에 붙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투표에서는 노환규 회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는 묻지 않고 투표 결과에 따라 노 회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투표에는 전체 회원 9만5000여명 가운데 연락 가능한 회원 6만5000여명이 투표자가 된다. 이들의 50%인 3만3000여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해 50% 이상이 총파업에 찬성하면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며, 투표 결과는 오는 28일 드러날 전망이다.
노 회장은 5개 보건의료단체의 ‘밀실야합’이라는 의협 비판과 관련해서도 오해를 풀고 공조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단체장들과의 전화 통화를 시도 중이다.
노 회장의 비대위원장 사퇴에 대한 혼란 상황은 일단락된 셈이다. 의료계 총파업으로 인한 ‘의료대란’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노 회장 스스로 의료계 내부의 불협화음을 알린 만큼,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내부 진통이 심화될 조짐이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달 12일 의사협회 3층 대강당에서 ‘2014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전국의사총파업 출정식’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이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