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국내 인터넷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이 시장 사정에 밝다는 강점을 이용해 선전했지만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해외기업들의 확장에 속수무책으로 밀리는 분위기다. SNS 분야가 대표적 잠식 사례다.
22일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 3년간 지속적인 트래픽 성장을 이루며, 지난해 10월 PC와 모바일을 합쳐 월간 순방문자수 1755만명, 전체 도달률 49%을 기록했다. 전체 도달률 49%는 인터넷 이용자 절반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경쟁자로 거론됐던 국내 기업의 네이버 '미투데이', 다음 '요즘' 등은 그 사이 서비스를 접어야 했으며 '원조 SNS'로 불렸던 싸이월드 또한 예전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공습은 카카오톡, 라인 등 국내 기업들이 새롭게 개척한 모바일 메신저 분야에서도 부각될 전망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무려 20조원이란 거액으로 인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둘 사이 어떤 형태로든 협업과 투자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나 라인에게 악재일 수 밖에 없다는 공통된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도 글로벌 공룡기업들의 강세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미 오픈마켓 분야에서 이베이가 G마켓과 옥션을 인수합병(M&A)하며 전체 거래액의 60~70%를 점유하고 있다. 아울러 새롭게 태동하는 소셜커머스쪽에서는 그루폰이 선도사업자 티켓몬스터를 인수하기도 했다.
최대 인터넷 기업이라 불리는 구글은 네이버 등에 밀려 국내 검색시장 장악은 실패했지만 동영상 시장에서는 확고한 지배력을 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미 2~3년 전부터 국내 동영상 시장을 석권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유승희 의원은 미래창조과학부 자료를 인용하며 유튜브가 페이지뷰(홈페이지 열람횟수) 기준으로 74%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게 국내 기업들이 제대로 활동하는 분야는 검색과 게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한국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이들의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이 작용한 측면이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실명제 도입, 독과점 제재, 보완환경 강화 등 정부의 각종 규제가 국내 인터넷 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결국 정부의 '탁상공론' 정책이 국내 기업의 성장 발목을 잡고 글로벌 기업에게 시장을 내준 빌미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 유튜브 (사진제공=구글)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모습은 외부인으로부터 안방을 내주고 있는 형국"이라며 "규제완화를 통한 공정경쟁 상황 조성과 국내 기업 지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