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손아섭 "타격 컨디션은 안 올라왔지만 내 자신을 믿는다"

입력 : 2014-02-24 오전 11:30:45
◇손아섭. (사진=이준혁 기자)
 
[가고시마(일본)=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롯데의 외야수 손아섭(26)은 지난해 안타 172개를 치며 리그의 최다안타를 쳐내는 선수로 자리잡았다. 지난 2012년에 이은 2시즌 연속 기록이다.
 
안타 외에 다른 기록도 좋다. 지난해 128경기에 풀타임 출전한 손아섭의 기록은 '11홈런 172안타 69타점 36도루, 타율 3할4푼5리(498타수 172안타)'다. 롯데는 물론 리그를 이끄는 타자의 하나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현재 손아섭을 비롯한 롯데 선수단은 일본 큐슈의 가고시마 시에 위치한 가모이케구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롯데 선수단이 최근 몇 년간 꾸준하게 찾은 곳으로 이제 가고시마 시는 롯데의 선수들에게 '익숙한' 도시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22일 오후 롯데 선수단의 숙소가 위치한 선로얄 호텔에서 손아섭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손아섭과의 일문일답.
 
◇부산이 그립긴 하지만 훈련 생활에 적응돼 재밌다
 
-전지훈련 생활도 막바지다. 요즘 생활은 어떤가. 
 
▲일본 온 지는 이제 두 주 정도가 지났다. 미국보다 아무래도 음식이나 문화가 내게 맞는다. 일본 문화에 대해 좋아한다. 게다가 일본은 지난 몇 년간 훈련차 들렀던 곳이기에 익숙하다.
 
-'일본 문화가 좋다'는 의미가 일본에서 만든 노래나 영화나 책을 즐긴다는 것인가.
 
▲문화라는 것이 그런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전체적인 생활 습관이나 양식이다. 한국인과 비슷한 동양인이고 예의범절을 지키고 사우나에 대한 개념도 있고..
 
-휴일에 사우나를 즐기나. 
 
▲지금 묵는 호텔 내에 사우나가 있다. 가고시마 내 많은 호텔에서 온천수를 쓴다. 숙소와 가까우니 가끔씩 간다. 온천 가는 것을 좋아해 부산서도 가끔씩 들렀다.
 
-부산이 그립진 않나.
 
▲당연히 그립다. 매년 올 때마다 정말 그립다.
 
-다른 취미·여가 생활은.
 
▲영화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가볍게 배드민턴도 치곤 한다.
 
- 배드민턴은 잘 치나.
 
▲팀내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지난해 겨울 살 뺀다고 한 달을 했다.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얘기했는데, 최고는 누구인가. 붙어봤는가.
 
▲붙지 않았지만 아마 (강)민호 형이 아닐까 싶다. 배드민턴 잘 친다는 소문이 꽤 자자하다.
 
-방을 아무도 예외없이 2인1실을 쓴다고 알고 있다. 지금 함께하는 룸메이트는 누구인가.
 
▲'열심히 하는 후배 외야수' 조홍석 선수다. 무엇보다 잘때 조용해 아주 마음에 든다.
 
-잘때 조용해 마음에 든다고 했는데 혹시 그런 생각에 이유가 있나.
 
▲내가 잠귀가 상당히 밝다. TV는 물론이고 잠시 방에 불 켜는 것도 예민하다. 깊게 못 잔다. 
  
◇일본 가고시마는 롯데 자이언츠가 오랜 시간동안 스프링캠프 훈련지로 선택한 곳이다. 사진은 숙소인 썬로얄호텔 로비에 비치된 롯데 환영 문구. (사진=이준혁 기자)
 
◇타격 쪽에서 이것저것 시도하며 나만의 것을 찾는다
 
-이번 스프링캠프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컨디션은 혹시 어떤가. 괜찮나.
 
▲일본에서 몸 컨디션은 상당히 좋지만 타격 컨디션은 생각만큼 빨리 오르지 않는다.
 
-걱정되겠다.
 
▲아니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컨디션을 더욱 올리고 실력을 높이는 루틴(Routine·특정한 작업을 행하기 위한 일련의 명령)이 내 안에 있다. 타격 컨디션은 천천히 올라간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신을 믿는다.
 
-스스로 타격 컨디션이 나쁘다 판단할 정도이고 루틴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는 중인데, 혹시 자신의 대책이 있는가.
 
▲타격 쪽에서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서 나만의 것을 찾는다. '좋을 때'를 찾고자 한다.
 
-좋을 때를 찾는다라.
 
▲새로운 방법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 좋은 감각을 찾아내고자 애쓴다.
 
-한 스포츠 인터넷 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SK의 외국인 선수인 스캇의 영상을 본다는 내용이 나왔다.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나.
 
▲나와 치는 스타일은 분명 차이가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를 거쳤던 훌륭한 선수고 좋은 타자다. 앞으로 선수 생활에 있어 좋은 선수의 좋은 모습을 많이 배울 수록 도움이 된다고 본다. 향후 내가 지도자가 됐을 때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정도의 실력리면 당연히 미래에 지도자를 하고픈 생각도 있겠다. 최근 스캇 영상을 보게 되는 주된 이유이기도 하나.
 
▲당연하다. 대부분 선수의 꿈이다. 나도 다르지 않다. 스캇 영상을 보는 것은 이론을 따라하기보다는 야구에 대한 지식이 있을 경우라면 익히고 공부하는 것이 저만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배우고, 익히고, 실제로 적용하는 것이 나름 재미있다.
 
-최근 실전에 나왔나.
 
▲정해진 것은 없다. 감독님만 아는 것이다. 전날 저녁에 다음날 뛰는 선수들의 명단이 나오는데 만약 명단에 이름이 들면 나서면 되는 것이다.
 
◇매 시즌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 내 스스로 할 일이다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데 좋은 조건에 재계약했다. 부담이 없지 않겠다.
 
▲항상 매 시즌 부담감을 갖고 시작했다. 많은 선수가 그렇듯 성적에 대한 걱정이다. 그리고 부담감은 다른 시즌보다 적잖다. (부담감이) 많을 수밖에 없다. 다만 매 시즌 부담감을 이겨내는 것이 내 스스로 할 일이다. 부담과 걱정을 즐기려 한다.
 
-이제 리그에서 상위 선수로 올랐는데 혹시 부담감을 줄이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시간이 나면 절(전부터 들르던 통도사 비로암)에 가서 마음도 다스리고 혼자서 긍정적 주문을 외운다.
 
-이번 시즌은 어떻게 보내고 싶나.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싶다. 그런 목표를 위해서 지난 시즌보다 스스로에게 몰아붙일 것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할 수 있도록 압박할 것이다.
 
-새해를 맞아 히메네스-최준석이 새로 롯데의 일원으로 들어왔다.
 
▲든든하다. 또한 뒤에 빼어난 선수가 있기에 많은 팬들이 내게 기대가 적잖을 것이다. 좋은 성적 올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손아섭은 지난 2013년 시즌을 최고의 해로 보냈다. 올해도 손아섭은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 열심히 훈련 중이다.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
 
◇최고의 지난 시즌보다 퇴보되지 않는 시즌을 엮고 싶다
 
-상대 팀 투수 중 지난 시즌 힘들었다 싶은 선수들이 있나.
 
▲까다로운 투수가 적지않다. 특히 용병 투수는 이야기하기 상당히 힘들 정도다. 니퍼트(두산), 벤덴헐크(삼성), 레이예스(SK), 그리고 에릭과 찰리(이상 NC)..
 
-용병 투수가 힘든 이유가 있나. 좋은 기량이 문제인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인가.
 
▲모두 다다. 다만 기량이 빼어나기에 익숙해져도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당할 수만은 없기에 실패했던 것을 경험삼아 대응을 하려고 한다.
 
-한국인 투수 중에는 누가 어렵나.
 
▲노경은(두산), 김진우(KIA), 봉중근(LG), 손승락(넥센).. 한국에 좋은 투수가 너무 많다. 생각해 보니 한국은 정말 '투수 강국'이다.
 
-이번 시즌 목표를 수치로 표현하자면.
 
▲지난 해까지는 수치로 목표했던 바가 있다. 하지만 올해는 목표 수치를 정한 것이 없다. 다만 최고의 지난 시즌보다 퇴보되지 않는 시즌을 엮고 싶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많은 팬 앞에 나타나 신명나게 야구하는 것이 모든 선수들이 소망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시즌 팬들이 너무 줄어들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물론 5위를 했을 정도로 부진했기에 내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 다만 (관객이) 가득 찼을 때 좋은 플레이가 펼쳐진다. 매 경기 매진됐으면 한다. 팬들이 많으면 더욱 좋은 경기가 펼쳐질 것이다. 모든 선수들이 그럴 것이고 나부터 노력할 것이다. 지켜봐달라.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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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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