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카를 오토 포헬 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유로존(유로 사용 16개국) 일부 국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포헬 전 총재가 "유로존 내 일부 국가들이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며 "독일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포헬 전 총재는 "먼저 경제 규모가 작은 유로존 국가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며 유로존 내 선진국과 IMF의 도움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포헬 전 총재의 발언은 최근 위기에 빠진 유로존 국가들의 파산을 막기 위해 독일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싣는 것으로 평가된다.
포헨 전 총재는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일부 국가가 유로존탈퇴를 고려하고 있지만 탈퇴에 따른 비용이 너무 커 실질적으로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포헬 전 총재는 "한 국가의 탈퇴로 유로존 전체가 붕괴되진 않는다"며 "실제 탈퇴할 경우 해당 국가의 통화가 50~60% 가량 하락하고 금리 역시 금융시스템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유로존을 탈퇴하면 유로 국가들의 지원은 없다"고 말해 유로존 국가들의 단합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지난 20일 "유로존에 균열은 없다"고 말한 장 클로트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유로존의 연대가 약화됐다고 말하는 몇몇 국가는 상황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며 유로존 내 단합이 견고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의 위기는 깊어지고 있다.
현재 일부 국가들이 깊은 침체와 은행구제로 자금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것이 채권 스프레드를 확대하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몇몇 국가가 유로존을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의 스프레드는 199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고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그리스 국채 스프레드 역시 유로존 가입 이전 기록한 최대치에 근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