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타인의 건강을 돌보는 훈련이 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윤영호 서울대학교암병원 암통합케어 교수팀
(사진)은 국립암센터와 함께 국내 10개 병원에서 추천 받은 암 치료 후 5년 이상 장기 암 생존자 70명을 대상으로 ‘건강 파트너십 프로그램’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건강 파트너십 프로그램’ 은 암 생존자를 ‘건강코치(Health Coach)’로 만드는 훈련(training)이다. 건강코치는 암 재발 위험이 있는 암 환자가 주도적 건강관리를 통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훈련은 건강교육, 리더십, 코칭 등 3가지 요소에 초점을 두고 4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1단계는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 리더십과 대인관계를 다루고 3단계부터 본격적인 건강코칭 훈련이 이뤄진다. 2단계와 4단계는 바로 전 단계의 훈련을 실습하고 피드백 받는 단계로, 다자간 전화회의를 통해 훈련 받은 내용을 체득한다.
연구팀은 지난 2011년 암 장기 생존자 70명을 건강 파트너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실험군(34명)과 실시하지 않는 대조군(36명)으로 나눠 8주간 관찰 후 두 집단의 삶의 질을 비교했다. 추상적인 개념인 삶의 질을 객관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연구팀은 9개의 측정도구를 활용하여 삶의 질을 점수화했다.
그 결과 실험군의 정신적 건강(Mental Health)이 81.4에서 85.4으로 좋아졌다. 무엇보다 정신적 활력이 71.5에서 77.8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반면 대조군의 정신적 건강은 83.9에서 81.0로 나빠졌으며 정신적 활력도 72.4에서 71.0으로 떨어졌다.
암 위기 후 긍정적 성장(PTGI) 역시 실험군은 70.6에서 75로 크게 좋아졌지만 대조군은 70.3에서 68.9로 나빠졌다.
프로그램은 암 생존자의 삶의 태도도 진취적으로 바꿨다. 실험군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7HP) 중 ‘지속적으로 쇄신하라’ 점수가 12.8에서 13.5로 좋아진 반면 대조군은 12.8에서 12.6으로 나빠져 대조를 이뤘다.
요즘 ‘암은 만성질환처럼 관리하는 병’ 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이제 암은 ‘살 수 있을까’ 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의 문제로 바뀌고 있다. 그만큼 암 생존자의 삶의 질이 중요해졌다.
이번 연구는 타인의 건강을 돌보는 훈련이 암 생존자의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혔으며, 건강교육에 리더십과 코칭이 결합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프로그램을 방안으로 제시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윤영호 교수는 “앞으로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하나의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