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해 5월 박근혜정부 주요 국정과제인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 발표 이후, 농산물 유통비용이 약 4250억원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 직거래가 늘고 생산자 단체별로 공동 출하하는 등 유통단계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도 여전히 높은 유통 비용과 가격 불안 문제 등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목,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았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산물 직거래 및 생산자단체 유통계열화 확대 등 유통비용이 낮은 신(新)유통 경로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유통비용이 약 4250억원 절감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에 따른 결과물이다.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은 ▲직거래 확대 ▲생산자단체를 통한 유통계열화 ▲수급관리 체계화 ▲도매시장 효율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우선 유통비용이 낮은 새로운 유형의 직거래가 늘었다. 전북 완주군 용진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 성공사례를 발굴·확산시킨 결과 전국적으로 로컬푸드 직매장 지원사업 신청 사업자수가 지난해 30곳에서 올해 50곳으로 늘었다.
제철꾸러미·직거래장터 등 직거래 실적도 2012년 1조3647억원에서 지난해 1조6081억원으로 17.8% 늘었다. 농산물 기업간거래(B2B)로 늘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이버거래소 실적(수산·가공 제외)도 2012년 8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와 같은 농산물 직거래와 사이버거래소 등으로 지난 한 해 절감한 유통비용은 2012년 대비 17.8% 증가한 2697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생산자단체를 통한 유통계열화 확대 영향으로도 유통비용이 줄었다. 정부가 농협 사업구조개편 이후 유통분야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하나로마트 소매유통 판매액이 전년대비 6.9% 증가한 1조9674억원으로 늘었다.
도매사업도 지난해 9월 개장한 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 개장 이후 약 500억원의 비용이 절감됐다. 지난달 삼성웰스토리와 공급계약도 체결해 대규모 수요처의 판매기반도 만들었다.
축산물도 도축·가공·판매를 일관처리하는 '협동조합형 패커' 거래액이 전년대비 4.9% 증가했다. 산지와 소비지의 가격 연동을 높일 수 있는 정육점·정육식당, 축산물 이동판매차량을 통한 직거래 역시 크게 늘었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국장은 "대책 추진에 따라 일부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농산물 유통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져 지속적인 정책 추진을 위한 동력도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고질적 문제인 높은 유통비용과 가격 불안 문제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도도 낮다.
이재욱 국장은 "기본적으로 유통분야에서 이런 부분들이 오랫동안 관행이 되어 있고, 여러 가지 고착화 돼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 유통경로들은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들은 실제로 자기가 필요한 부분들을 선택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통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로컬푸드 직매장을 30곳 추가 설립하고, 오는 8월 IT 기반의 직거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소상공인 산지 직구매를 위한 '포스몰(Pos-Mall)'을 9월 구축할 예정이다.
또 농협 안성물류센터를 활용해 대규모 식자재업체 등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농협 a마켓 등 온라인을 통한 직접 판매도 늘려 나갈 방침이다.
협동조합형 축산물 패커를 통한 판매 확대를 위해 정육점과 정육식당도 지난해 보다 각각 163개소, 76개소씩 확대할 계획이다.
이 국장은 "농산물 유통은 국민 생활과 밀접하고 체감도가 높은 분야인 만큼 지속적으로 강도 높은 대책을 추진해 고질적인 문제인 높은 유통비용, 가격 불안 문제를 반드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욱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국장은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 추진성과를 설명하고 있다.(출처=e-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