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을 사실상 국유화하기로 한 것이 한국씨티은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대규모 달러화 매수에 나서 한국시장 철수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씨티은행은 이를 일축하고 한국 내 영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 정부가 씨티그룹의 대주주로 부상하면서 자회사인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설이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 성장이 정체된 한국씨티은행의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작년 3분기 순이익이 94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3%나 감소했다.
특히 전날 한국씨티은행이 외환시장에서 10억 달러가량을 매수하면서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 매각설은 작년 초부터 나돌았다"며 "씨티그룹의 국유화와 대규모 달러화 매수 등으로 매각설이 다시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은 작년 말 8억 달러 증자로 씨티그룹의 전 세계 계열은행 중 3위 수준으로 올라선 데다 '씨티홀딩스'(부실 계열사)가 아닌 '씨티코프'(건전한 계열사)에 포함됐기 때문에 매각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영구 행장도 최근 절대 매각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단언했다"며 "어제 대규모의 달러화 매수는 고객 주문에 따른 것으로, 원.달러 환율이 1,525원을 넘어서면 자동으로 손절매수하게 돼 있는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또 한국 내 영업이나 경영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그룹이 이사진을 개편하기로 했지만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현 조직 체계는 유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씨티은행 이용식 커뮤니케이션부 본부장은 "씨티그룹 사외이사들이 바뀌지만, 경영에 실제 관여하는 사람들이 아니며 현 최고경영자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한국씨티은행에도 특별히 변화요인이 없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몇 년간 외형확대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자산 최적화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어려운 때일수록 차별화된 장점과 입지가 두드러지게 될 것"이라며 "고객 서비스에도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