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찾은 정몽구 "성과 안주하지 말라"

명차 본고장 유럽 안착에 전력..2세대 제네시스 출격 직접 챙겨

입력 : 2014-03-05 오후 4:59:47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5개월 만에 유럽 생산공장 및 판매법인을 점검했다.(사진=현대차)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5개월 만에 유럽을 다시 찾았다.
 
정 회장은 최근 회복세로 돌아선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 간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주문하는 동시에 오는 6월쯤 출격 예정인 2세대 제네시스에 대한 사전 점검도 빼놓지 않았다.
 
정 회장은 4일(현지시간)부터 현대·기아차 유럽 생산법인과 판매법인을 들러 현지 생산라인과 판매전략 등을 집중 점검한다.
 
정 회장은 4일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5일 현대차 체코공장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판매법인 등을 방문해 유럽 현지 전략 차종에 대한 생산 품질을 확인했다. 3일간 4개국을 찾는 강행군이다.
 
정 회장의 이번 방문에서 “지난 6년간 유럽의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임직원들의 위기 극복 노력으로 두 자릿 수 이상 판매가 증가했다”면서도 “올해 유럽 시장의 수요가 증대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생산과 판매 전 분야에서 전열을 재정비해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자”고 독려했다.
 
그는 또 “생산 각 공정에서 품질에 만전을 기하고, 시장 수요에 탄력적 대응 체계를 갖추라”고 지시하는 한편 협력사들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한 원활한 부품 공급 체계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올해 유럽에 출시하는 프리미엄 세단 ‘2세대 제네시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장에서 선전한 차종들의 경쟁력을 재점검하고, 신규 차종은 현지에 적합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제네시스의 성공적인 유럽 출시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라”고 당부했다.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유럽에서 첫 선을 보인 신형 제네시스는 오는 6월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한다. 명차들의 본거지인 유럽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대차의 전략 차종으로, 매년 1000대 가량을 판매 목표로 삼고 있다. 
 
1세대 제네시스를 통해 북미 지역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 만큼 2세대 제네시스가 유럽에 안착하는 것이 현대차 내부 목표다. 동시에 2세대 제네시를 발판으로 오는 2020년까지 시장점유율 5%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이번 유럽 방문에 대해 지난 1월 현대·기아차가 5년 만에 유럽시장에서 판매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월 유럽에서 총 3만47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무려 5.9%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2만4108대로 3.6% 판매가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유럽시장 판매목표를 지난해 판매대수인 74만대보다 1% 증가한 75만대로 다소 소극적으로 설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각처럼 유럽 공략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목표를 뒀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물량확대 보다는 유럽 자동차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 자동차 시장의 수요 회복이 이뤄지고 있지만, 유럽 자동차 브랜드에 수요가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현대·기아차의 판매속도는 더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i10과 i20 등 신차 효과가 기대되고, 여기에 일부 국가의 폐차 보조금 정책도 맞물려 올해 판매는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월 유럽 판매 데이터가 나와봐야 어느 정도 시장 분위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현대·기아차는 유럽 시장에서 상당히 좋은 판매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올해 ‘역기저효과’가 발생했고, 여기에 신차 에이징(노후화)까지 겹치면서 판매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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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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