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6일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놓고 일본과 예비 양자협의를 갖는다. 이로써 정부는 12개 TPP 참여국과 모두 만난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TPP 참여에 대한 관심을 공식적으로 표명한지 4개월 만에 일본을 제외한 11개 참여국과 신속한 협의를 진행했고 각국의 환영의사를 이끌어 냈다.
TPP 협상이 속도를 내는데 반해 중국이 이끄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비교적 조용하다. 현재로선 TPP와 RCEP 가운데 어느 것이 좋으니냐를 따지기보단 순리에 따른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따르면 정부는 이날 일본과의 TPP 협의를 마지막으로 12개 참여국과의 협의 결과를 분석·검토한 뒤 2차 예비 양자협의를 추진한다는방침을 세웠다.
최경림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그동안 접촉한 TPP 참여국들은 우리의 TPP 관심표명에 대해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우리나라의 TPP 참여 시점과 TPP에서 지향하는 협상 목표수준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는지에 대해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위한 대외 절차(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에 사실상 우리나라의 TPP 참여에는 문제가 없고 국내 영향분석과 공청회 일정 등을 고려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 TPP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TTP에 비해 RCEP 협상은 진도가 느리다. 지난해 5월 1차 협상을 연 후 올해까지 세번의 협상이 열렸지만 회원국간 의견을 교환했을 뿐 아직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TPP는 올해 타결 가능성이 높지만 RCEP은 타결목표 시점을 내년 이후로 잡고 있다.
RCEP 협상의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분석이 많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을 비롯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호주, 인도 등 무려 16개국이 참여하는데다 참여국 간 경제적 격차도 너무 커서 이해 당사자에 따른 입장 차이를 좁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RCEP에 참여하는 국가 중 우리나라와 일본, 싱가포르 등 절반 정도가 TPP에도 참여하고 있고 이들은 비교적 진척 속도가 빠른 TPP에 우선적인 관심을 보인다는 점도 RCEP 타결 시점을 늦추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까지도 TPP에 관심을 보이는 실정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통합 모형(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RECP은 중국이 대장이고 나머지는 고만고만하다"며 "무역규모로 보면 TPP가 태평양권을 아우르기 때문에 동아시아와 호주 등을 지역권으로 한 RCEP보다 훨씬 크고 정부도 이런 점을 고려해 TPP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초까지 TPP와 RCEP을 모두 검토했지만 지금은 TPP에 방점이 찍혔다.
최경림 차관보는 지난달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통상정책 브리핑에서도 "우리나라는 TPP 협상 참여국과 내실 있는 협의를 진행하고 만약 TPP에 참여하게 된다면 가능한 원멤버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안충영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허브 역할을 하려면 TPP에 가입해야 한다"며 "중국과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먼저 가고 TPP도 추진하면 중국과 태평양권을 잇는 1석2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