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병행수입 '광풍'..수입브랜드, 화이트데이 특수 '실종'

"화이트데이 준비 물량 절반도 소진 안 돼"
편의점, 대형마트까지 가세..병행수입 재미 '톡톡'

입력 : 2014-03-06 오후 4:47:25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오는 14일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김모(34)씨는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명품 핸드백을 구매했다.
 
김 씨는 화이트데이에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여자친구 선물 추천 해외직구 인기브랜드' 블로그를 발견했다. 여러 곳의 해외직구 사이트를 돌아다니다 평소 여자친구가 갖고 싶어하던 제품을 발견하고 백화점 판매가 대비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주문했다.
 
화이트데이 인기 선물인 명품 핸드백, 지갑, 화장품 뿐만 아니라 사탕, 초콜릿까지 해외직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트데이 특수를 노린 국내 유통 업체들은 다양한 제품 출시와 할인 이벤트를 선보이고 있지만 해외직구로 빠져나가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울상이다. 특히 해외 수입브랜드 업체들의 고심이 가장 깊다. 
 
업계 관계자는 "통관세, 유통 수수료 등을 감안할 때 해외직구 수준으로까지 가격을 내리기 힘든 구조"라며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오는 우리 같은 유통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데이는 발렌타인데이 보다 보통 매출이 두 배 이상 더 나오는 대목 중의 대목이지만 올해는 해외직구 열풍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아무리 가격을 내려도 반응이 시원치 않아 남은 기간동안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짜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해외직구 뿐 아니라 병행수입도 활기를 띄면서 이로 인한 타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GS리테일(007070)은 이전과 달리 화이트데이 선물용 고가 상품 판매에 나서며 화이트데이 매출 끌어 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방, 지갑 , 화장품, 액세서리, 시계 등 20여종의 상품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고객들이 매장에 비치된 코치, SK-II, 아이그너 등 다양한 브랜드 상품의 리플렛을 보고 주문하면 상품을 배송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일찍히 병행수입한 수입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형마트도 최근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관련 제품 매출이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화이트데이는 제과 뿐 아니라 패션, 뷰티 등 관련 상품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강하기 때문에 병행수입 업체들도 화이트데이 시즌 대목을 위해 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수입브랜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병행수입과 해외직구 공습이 본격화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나마 기대했던 화이트데이 특수마저 사라지면서 힘이 빠진다"며 "올해 화이트데이 시즌을 위해 준비했던 물량 중 절반도 소진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뿐 아니라 전반적인 수입브랜드 업체들 상황도 어렵기는 모두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롯데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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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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