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인가"

시민단체·국회의원, KT 개인정보 유출사건에 강도 높은 비판

입력 : 2014-03-06 오후 8:13:3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사상 초유의 정보유출 사건인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사건(총 1억400만건 유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KT 홈페이지 해킹으로 지난 1년간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민들의 정보유출 불안감이 극심해졌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최민희(민주당) 의원은 6일 KT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해 긴급현안질의서를 내고 "KT는 유선전화와 인터넷 등 유선가입자의 약 60%, 휴대전화 가입자의 약 30%를 보유하고 있는 통신업체"라며 "이것이 이번 KT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심각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KT(030200)는 지난 2010년에도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해 10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받았고, 2012년에는 개인정보 873만건을 유출시킨 전적이 있다. 이번 유출사건까지 포함하면 KT는 경쟁사 대비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KT는 지난 2012년 정보유출사건 당시 '극소량의 고객정보 조회 상황까지 실시간 감시하고 고객 본인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조회, 활용 이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선진 영업시스템을 도입하고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 솔루션을 적용시키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번에 홈페이지를 통한 정보유출 사건이 발생하면서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최 의원은 "과연 KT가 개인정보보호 조치를 취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이번 개인정보 유출과정에서 해커들은 1년간 매일 20만~30만건까지 꾸준히 해킹을 시도했다. 꾸준히 접속한 해커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보안이 취약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어 "정부는 이번 KT개인정보유출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여 해커는 물론이고 사업자의 잘못을 명확히 따져 개인정보유출의 책임을 엄하게 물어야 한다"며 "KT는 개인정보유출 피해자들에게 대기업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반복되는 개인정보유출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KT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들에게 사과문을 게재했다.(사진=올레닷컴 캡쳐)
 
시민단체들도 이번 정보유출 사건이 국민들의 불안함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주민번호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정부에 주문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소비자시민모임, 오픈넷 등의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미 지난 2004년 주민번호를 포함한 92만명의 개인정보가, 2012년에도 무려 5개월간에 걸쳐 휴대전화 가입자 870만명의 개인정보가 KT에서 유출된 바 있다"며 "KT를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해 주민번호를 무분별하게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정책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증명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T는 지난 2012년 12월28일 본인확인기관으로 지정됐다. 카드3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을 일으켰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역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정한 본인확인기관이었다.
 
본인확인기관은 인터넷상 회원가입이나 서비스 이용정보 등을 수집하고 관리할 수 있는 곳으로 수많은 개인정보가 몰리지만, 해킹과 내부자 유출로부터 안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민단체들은 "금융기관과 통신사에서 연이어 대량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계속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것은 국민의 불안을 야기시키는 만용에 가깝다"며 "어떠한 예외 없이 민간에서의 주민번호 수집은 이제 엄격하게 금지되어야 하며, 이를 조장하고 있는 본인확인기관 제도 역시 폐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KT 홈페이지에 접속해 불법해킹 프로그램을 돌려 KT 가입자 1200만명의 개인정보를 탈취한 혐의로 전문해커 김모(29)씨와 정모(38)시 2명을 구속하고, 이 정보를 텔레마케팅에 활용한 업체 대표 박모(37)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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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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