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일희일비. 삼성전자가 웃고 울었다.
애플이 미국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요청했으나 기각됐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는 미국 판매에 걸림돌이 없어졌지만, 여전히 애플에 99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6일(현지시간) 갤럭시S 4G와 갤럭시 탭 10.1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23종의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기각했다.
고 판사는 결정 이유에 대해 "애플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봤다는 것을 확인하는데 필수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이 미국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미국 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사진=로이터통신)
특히,애플의 주장처럼 터치스크린 소프트웨어 특허기술이 삼성 제품 수요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법원은 삼성 제품을 미국에서 팔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판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판결에 대해 "삼성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몇 가지 소프트웨어의 기능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면서 "소비자들은 여러 기능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법원의 판단에 동의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가처분 신청에서 패소한 애플은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애플이 판매금지를 요청한 제품은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구형 제품들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의 매출에 직접적 타격을 주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애플이 판매 가처분 신청을 한 이유는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는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제품을 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이와 별도로 '특허소송 1차전' 1심 판결이 나왔다. 고 판사는 지난해 평결이 나왔던 애플의 삼성전자 손해배상청구 사건에 대해 판결을 내렸다.
이번 사건의 1심 손해배상 금액은 평결 결과와 마찬가지로 9억2900만달러, 우리 돈으로 9900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는 지난해 11월 배심원 평결에서 나온 손해배상액 9억3000만달러보다 100만달러 소폭 감액된 액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즉시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십년간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모바일 업계의 기술 발전과 제품 혁신을 주도해 왔다"며 "당사의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애플 역시 맞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 최종 판결까지는 장기전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