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수지'가 되기 위한 조건은?

입력 : 2014-03-07 오후 5:39:51
◇미쓰에이 수지. (사진=수지 트위터)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국내 최고의 인기 걸그룹은 누굴까. 소녀시대, 2NE1 등의 이름이 떠오른다. 하지만 멤버 개인으로 질문을 국한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미쓰에이의 수지는 걸그룹 멤버들 중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가수와 연기자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수지는 화장품, 의류, 음료 등 다양한 분야의 CF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가요 기획사 관계자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신인 걸그룹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가요 기획사들에게 수지는 최고의 ‘워너비 멤버’다. 기획사의 입장에서 수지와 같은 아이돌을 발굴하는 것은 어렵지만 꼭 해내고 싶은 일이다.
 
그렇다면 ‘제2의 수지’가 되기 위한 조건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년전 수지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수지가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이란 타이틀을 얻으며 스타덤에 올랐던 바로 그 때다.
 
◇타고난 외모와 철저한 관리는 필수
 
연예인은 보여지는 직업이다. 외모가 성공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걸그룹 멤버들의 경우엔 특히 더하다. 외모는 곧 실력이자 경쟁력이다.
 
수지가 드라마를 통해 처음 얼굴을 비춘 건 지난 2011년 방송된 드라마 ‘드림하이’를 통해서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도 수지는 드라마계에서 주목을 받는 편이었다. 드라마를 이끌어갈 만한 빼어난 외모를 갖추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수지가 티아라 은정, 아이유 등을 제치고 ‘드림하이’의 주연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데엔 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수지는 17세였다. 관계자들은 "향후 2~3년이 중요하다"고 말을 했다. 얼굴이 가장 많이 바뀔 수 있는 시기였기 때문. 젖살도 빠지지 않은 앳된 외모를 앞으로 어떻게 관리를 해나가느냐가 관건이었다. 연예계엔 10대때 귀여운 외모로 높은 인기를 누리다가도 '관리 소홀'로 어느 순간 잊혀져버리는 유망주들이 종종 있다.
 
수지는 1년 뒤 ‘건축학개론’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외모를 보여줬다. 여대생 역할을 맡은 수지는 '드림하이' 때보다는 성숙해졌지만, 10대의 풋풋함은 잃지 않았다. 타고난 외모에 성공적인 관리가 더해지면서 뭇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국민 첫사랑’의 청순한 외모가 만들어진 셈이다.
 
◇인생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 필요해
 
‘건축학개론’ 개봉 당시 진행됐던 인터뷰를 통해 수지를 만났다. 발랄했고, 잘 웃었다. 또래의 아이돌들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또래들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다. 수지에겐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진중함이 있었다.
 
당시 고3이었던 수지는 대학 진학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대학 진학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대부분의 그 나이 때 아이돌들은 부모님과 소속사의 생각을 따르거나 친구들의 선택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지는 달랐다.
 
수지는 “대학을 가도 제대로 못 다닐 것 같아서 대학을 가야되나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지금만 볼 순 없다. 대학을 가게 되면 또 하나의 배움의 길이 생기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수지는 결국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연예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성인이 된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드라마 ‘구가의 서’와 미쓰에이의 앨범 ‘허쉬’를 통해 인기몰이를 하며 후회 없는 1년을 보냈다.
 
스타가 되기 위해선 가수로서의 끼 못지 않게 인생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이 중요하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들의 경우엔 나이가 어리다 보니 아무래도 기획사의 입장에서 손이 많이 가는 편”이라며 “그 중에서도 자기 생각이 분명하고, 자기가 알아서 자기에게 필요한 준비를 하는 멤버들이 결국은 잘 되는 경우가 많더라”고 전했다.
 
◇연예계 생활의 기본은 인간 관계
 
아이돌로서 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제작자, PD, 기자 등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무대 공연도, 드라마 촬영도, 인터뷰도 결국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뤄지는 일이다. 연예계에선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지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무리 예쁜 외모와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더라도 남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한다면 연예계에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당시 인터뷰에서 수지는 피곤해 보였다. 수지는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고, 잠시 눈을 붙일 시간조차 부족했다.
 
그럼에도 수지는 최대한 밝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했고, 질문에 성의껏 대답하려고 애썼다. 수지는 “옷도 안 갈아입은 채 화장도 안 지우고 잠깐 누워있다가 잠이 들 때가 있다”며 “그럴 땐 내가 정말 잠이 필요하구나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화장품 모델을 하고 있는데 피부가 안 좋아질까봐 두렵다”며 밝게 웃어 보였다.
 
또 수지는 으스대지 않고 스스로를 낮췄다. 그녀는 “연기에 대한 재능이나 가능성에 대해 한번도 느껴보질 못했다. 그런데 책임과 오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도 자리를 잡고, 미쓰에이도 아시아 최고의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고 10년 뒤 목표를 밝혔던 수지는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욱 기자
정해욱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