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었던 철강주, 다시 뜨거워질까

中 구조조정 본격화..공급 과잉 바닥은 지나

입력 : 2014-03-09 오후 4:01:24
[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2월 춘절 이후에도 부진하던 철강 수요가 계절적 성수기인 3월에 접어들면서 철강 수요 회복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초 이후 철강업이 부진했던 원인은 중국의 공급 과잉 지속과 수요 둔화에 따른 철강 가격의 약세와 국내 철강 수요 회복세도 미미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현대·기아차의 자동차용 냉연 강판 가격 인하는 국내 철강업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하지만 계절적 성수기인 3월 철강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악천후로 위축됐던 경제 활동이 3월부터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 또 중국 철강업 구조조정의 본격화로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더불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철강업에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中 구조조정 본격화..공급 과잉 바닥은 지나
 
지난 5일 중국 리커창 총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연내 철강 생산설비 중 2700만톤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총 생산능력의 2.7%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다.
 
전승훈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연간 2100만톤 이상의 철강 소비 증가가 가능하다”며 “중국 철강 설비 공급 과잉은 이미 최악의 국면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중국 정부는 올해 GDP 성장률 목표치를 전년치와 동일한 7.5%로 제시했다.
 
전 연구원은 “이는 부실한 산업의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로 철강 시황에 단기적인 호재지만 구조조정과 구조개혁 과정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어 느리고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지속되는 철강 가격 약세..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 영향은 제한적
 
지속되는 중국의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으로 철강 가격은 2월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게다가 국내 현대·기아차의 자동차용 강판 내수 가격 인하 확정으로 철강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요구에 따라 3월과 4월은 톤당 8만원, 5~7월은 추가 1만원을 인하하게 된다. 하지만 증권사에서는 철강주 실적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며 하반기에는 가격이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POSCO(005490)의 경우 현대·기아차 내수 물량이 연간 60만톤에 불과해 연간 영업이익 감소폭은 250억원으로 연결 영업이익 기준 0.7%에 해당돼 영향이 상당히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윤관철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3년 3월에도 톤당 6.5만원의 가격 인하 이후 8월에는 3만원이 인상되면서 매출 감소를 일부 회복했던 경험이 있다”며 “이번 가격 결정 역시 7월까지 적용되는 것으로 8월 이후 톤당 5만원 수준이 인상되면 700억원 수준의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하반기 이후 철강 시황과 완성차 업황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는 만큼 미리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모멘텀 부진하나 밸류에이션 매력 구간
 
중국의 철강유통가격은 3월 들어서도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중국 구조조정효과와 더불어 반등 기대감은 유효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또 현재 철강주의 주가 수준은 최근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형 철강업체들의 주가는 최근의 악재들이 반영돼 P/B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하방경직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돼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 판단이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욱 연구원은 “일부 자동차 강판을 제외하고 주요 업체들의 철강 가격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대만 차이나스틸 등 해외 주요 철강업체들이 내수 가격을 소폭 인상하거나 유지한다고 발표해 반등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POSCO(005490)현대제철(004020)의 주가가 각각 2월 말부터 3월초까지 6%, 7% 하락하면서 악재는 어느 정도 반영됐다”면서 “중국의 철강 가격 등 상승 모멘텀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POSCO와 현대제철의 주가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BR 0.6배로 밸류에이션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전승훈 연구원 역시 “POSCO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B 0.6배 이하로 현재 주가는 절대적으로 싸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추천했다.
 
권해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하이스코(010520)는 올해 해외물류법인과 자동차 부품 사업을 주축으로 냉연 사업의 성장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P/B 1.7배 수준으로 여전히 저평가 수준”이라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어희재 기자
어희재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