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중앙은행 선제안내, 글로벌 경제 위험요인"

입력 : 2014-03-10 오전 11:20:4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기준금리 인상의 기준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제시하고 있는 선제 안내(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가 오히려 글로벌 금융시장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고했다.
 
BIS는 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이 포워드 가이던스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미리 안내해줄 것으로 믿고 투기적 거래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앙은행의 경우 투자자의 반응을 너무 염려하며 낮은 금리를 지나치게 오랫동안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포워드가이던스는 지난 2008년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RB)를 시작으로, 2010년에는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채택, 현재는 영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 4개국에서 모두 활용하고 있다.
 
BIS는 "포워드가이던스가 금융 불균형을 가중시키는 비정상적인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만약 투자자들이 포워드 가이던스가 예고 없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면 시장에 혼란(panic)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이 제시한 포워드 가이던스는 기준치 도달을 앞두고 있어 급작스런 변경이 이뤄질 경우 시장의 충격이 예상된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사진=로이터통신)
영란은행(BOE)의 경우 실업률이 7%보다 낮아지면 기준금리를 현재(0.5%)보다 높이겠다고 밝혔으나 예상보다 빠른 실업률 하락 속도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마크 카니 BOE 총재는 지난달 "앞으로 통화정책과 기준금리는 고용과 국민 소득, 지출, 임금 등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일 수 있느냐에 맞춰 신중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말을 바꾸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미 연준도 실업률 6.5%를 금리인상의 포워드가이던스로 제시했으나, 이후 실업률이 목표치에 도달해도 당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월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6.7%다.
 
지난해 중반 연준이 매월 850억달러씩 사들이던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히자 시장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뒤집은 것으로 여겼고, 신흥국 증시 및 외환시장에 혼란이 찾아오기도 했다.
 
BIS는 당시 혼란을 겪으며 세계 금융시장은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을 기준으로 완전히 재평가됐다고 분석했다.
 
BIS는 "더 큰 문제점은 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투자자 반응을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나치게 늦어지게 되고, 투기적 거래를 권장하게 만들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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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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