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완성차 3사..다시 '위기'

지난해 내수 부진했던 현대·기아차는 회복세 '명암'

입력 : 2014-03-11 오전 9:57:50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3사가 크고 작은 잡음으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내수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동반부진과 나머지 3사의 약진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수입차의 돌풍 속에 절대강자였던 현대·기아차의 빗장이 열렸고, 이는 3사에게 공간을 여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 같은 흐름은 올 들어 다시 파고를 만났다. 현대·기아차가 제네시스에 이어 LF쏘나타까지, 숨겨뒀던 비장의 카드를 내놓으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반면 나머지 3사는 노조와의 마찰을 비롯해 악재가 겹겹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실적 또한 낙관적 전망이 경계되는 모습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구조조정에 희망퇴직으로 노사 마찰
 
한국지엠은 지난해부터 한국 철수설과 구조조정으로 노조와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시작은 지난해 말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 유럽법인을 오는 2015년 말까지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이로 인해 GM이 한국시장 철수를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동시에 쉐보레 유럽법인 철수에 따라 유럽 수출물량이 많은 군산공장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사측은 주간연속 2교대제를 1교대제로 전환하고,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결정을 내렸고 노조는 이에 반발했다.
 
이후 노조는 GM 본사 임원들을 만나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으로부터 군산공장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여전히 사측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지난달 28일까지였던 접수마감일을 10일까지로 연장하며 노조의 반발을 샀다. 노조는 "희망퇴직은 사실상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며 강력 반발 태세다. 여전히 잡음이 가시지 않았다.
 
◇르노삼성, 희망퇴직·성희롱 등 연초부터 잡음
 
르노삼성차는 희망퇴직에 대한 반발과 성희롱 사건 등으로 연초부터 고초를 겪고 있다.
 
우선 생산인력 노령화로 인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날부터 한달간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뉴스타트 프로그램'이라는 이 프로그램은 간부급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장 가동률이 지난 2010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평균 근속기간이 20년을 넘는 직원들의 증가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사측이 이미 지난 2012년 희망퇴직을 진행하면서 더 이상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음에도 불과 2년도 안돼 이를 어겼다는데 대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달엔 성희롱 사건도 불거져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 2012년부터 1년 넘게 르노삼성차의 남성 팀장이 여성 팀원을 성희롱한 것이 한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전파를 탔다. 성희롱 사실을 확인한 회사는 팀장에게 2주간의 정직과 보직해임을, 팀원에게는 직무정지와 대기발령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가해자인 팀장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팀원을 별도의 분리된 회의실에 가두고 회사의 기밀문서를 빼낸 것처럼 꾸며 형사고소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회사는 "실제로 기밀문서를 빼낸 것"이라며 "정확한 사실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달 한국여성단체협약,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5개 여성단체와 함께 르노삼성차를 대상으로 고발장을 제출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대책 마련은 되지 않은 상태다. 대중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쌍용차, 해고 무효판결에 상고..통상임금 문제도 부담
 
쌍용차도 대내외적으로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쌍용차는 지난달 자사 해고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해고 무효판결이 내려지자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까지 복직 판결이 나올 경우에도 대비를 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돼 인건비가 크게 상승하게 된 점도 쌍용차에게는 부담이다. 쌍용차는 통상임금으로 인해 870억원의 예산이 추가돼 예산안 자체를 재검토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분쟁 사태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해 살림살이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쌍용차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으로, 영향은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 쌍용차에서 나오는 신차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내년 초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X100이 국내에 출시되기 전까지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틴다'는 각오다. 수입 디젤 열풍에 불어오른 SUV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희망이다.
 
쌍용차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과 로고 변경에 나선다. 한국적인 기업 이미지와 함께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사명과 로고를 적용하기 위해 대국민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노사갈등이나 소송은 기업 이미지가 떨어지는 요인이 될뿐만 아니라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 경영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며 "노사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한국지엠과 쌍용차, 르노삼성차의 실적을 좌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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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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