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늑장 리콜 의혹이 GM은 물론 미 당국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GM과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등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고 리콜사태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M은 최근 자동차 점화장치의 결함으로 16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자동차 열쇠에 무거운 열쇠고리가 달릴 경우 주행중 시동이 꺼지고 에어백 작동이 중단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13명이 목숨을 잃은 바 있다.
교통안전국은 GM에 다음달 3일까지 이번 리콜사태와 관련한 문항 107개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등 늑장 리콜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GM과 교통안전국 모두 리콜을 결정하기 훨씬 이전부터 해당 결함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며 의회는 두곳 모두를 대상으로 리콜의 적정성을 물을 방침이다.
프레드 업튼 하원 에너지·상무위원장은 "회사측이나 교통안전국에서 해당 결함을 (리콜 결정 시점보다) 더 빨리 발견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어떻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됐는지 알아내야 한다"며 "그 후 보고 시스템과 신고접수 시스템 등이 법의 의도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의회는 지난 2000년 자동차리콜강화법, 일명 '트레드법(TREAD ACT)'을 제정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치명적 안전 결함과 관련한 사고를 신속하게 보고하고, 미 교통부(TD)가 해당 자료들을 분석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번 리콜사태의 원인이 된 점화장치 결함 문제가 지난 2003년 초부터 제기돼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공식 민원만 260만건이 넘지만 GM과 교통안전국은 최초 민원 접수 이후 10년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GM 직원들은 2004년부터 해당 결함을 알고 있던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GM이 처음 결함을 발견한 이후 두차례 수리를 고려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교통안전국의 경우 한 임원이 지난 2007년 3월 해당 결함의 잠재적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이후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교통안전국은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NYT는 늑장 리콜에 따른 신뢰도 손상 이외에도 리콜 대상 차량의 수리를 위한 부품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도 이번 사태의 난제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리콜 대상 차량은 쉐보레 콜뱃과 폰티악 G5, 폰티악 퍼슈트 등으로 2003~2007년 사이 생산된 차량들이다. 대규모 리콜을 선언했지만 부품이 없는 만큼 리콜에 따른 수리는 빨라도 4월에서야 시작될 예정이다.
NYT는 한때 파산위기까지 몰렸던 GM이 이번 리콜사태로 또 다시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