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국회 정보위원회 민주당 측 간사인 정청래 의원이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과 관련해 10일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에 대해 "제가 낸 결론은 '압수수색 구색맞추기'였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11일 민주당 국정원진상조사특위 의원들과 국정원을 항의 방문한 뒤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이 증거 조작) 사건의 최고 실무 책임자인 대공수사국장실은 들어가지도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오늘 대면한) 대공수사국장도 당연하다는 듯 '(검찰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누구에게 보고했고 어떤 내용으로 보고 받았는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데 대공수사국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구색 맞추기였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국정원에서 민주당과 대면한 국정원 간부들에게 '남재준 원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추궁했지만, 국정원 간부들은 그에 대해 콧방귀도 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항의방문한 의원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또 이 자리에서 '조작 문건'의 법원 제출과 관련해 실무적으로 항소심 공판 과정이라 담당 검사와 해당 (국정원) 수사팀이 협의해 증거자료를 제출했다며 국정원장과 제2차장은 조작 문건 제출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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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9일 밤 발표한 '송구스럽다'는 입장 표명에 대해, 국정원은 "업무처리 과정의 미숙함에 대한 사과"라고 밝히며 국민 속에 제기되는 위조에 대한 사과는 아니라고 못 박았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공수사국장은 한술 더 떠 "진본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그럼 왜 중국 대사관에 맞받아치지 못하냐"고 따져 묻자, 대공수사국장은 "외교적 마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진선미 의원이 "댓글 사건 이후 국정원의 행보를 돌아봐라. 단 한 번이라도 먼저 인정한 적이 없고, 끊임없이 부인하고 변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먼저 사과문 나와서 다를 거라 기대했는데 위조는 아니라고 한다"며 "국정원의 뭘 믿고 그 얘기를 받아들여야 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서천호 2차장은 "유일하게 이 부분에 대해선 뼈 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 자리에서 국정원 간부들에게 "지난 대선 때의 댓글 공작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간첩 조작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을 낙선시키려는 음모가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지만, 국정원 간부들은 "그렇지 않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날 항의방문에는 민주당 국정원진상조사특위 소속 신경민·정청래·김현·진선미·진성준 의원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