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조선업계의 효자로 급부상한 ‘LNG선’이 해운업 침체를 장기화시키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NG선은 올해 미국 셰일가스 개발 붐과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 본격화 등으로 발주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선종이다. 일반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에 비해 고가인 데다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국내 조선소의 건조 경험이 많아 대표적인 수혜 선종으로 꼽힌다.
하지만 미국 셰일가스 붐에 따른 투기 수요가 함께 증가하면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단기적인 선박 공급 과잉 현상에 시달릴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의 침체를 야기했던 선박 공급 과잉 현상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해운업계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12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LNG선 운임 및 용선료 하락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유럽과 아시아 지역 LNG선 운임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32%, 26% 하락했다.
지난해 12월18일 이후 유럽지역 운임은 일일 9만9000달러에서 6만7000달러로 32.3%, 아시아향 운임은 8만6000달러에서 6만4000달러로 25.6% 떨어졌다. LNG선 용선료 역시 지난해 연말 일일 7만달러에서 6만달러로 14.3% 하락했다.
LNG선 운임은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5만달러 이상까지 상승했지만 2012년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3년간 후쿠시마 원전사태와 셰일가스의 기대감으로 LNG선 발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앞서 2004~2006년에도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개발붐이 일어 발주량이 급증한 적이 있었다. 이는 2008~2010년까지 3년간 선복량 과잉 문제를 야기하며 운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보고서는 3년 전 후쿠시마 원전사태 당시 운임이 급등한 것은 전 세계 LNG선 대부분이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일본의 단기 수요 급증에 대처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당시 일본의 LNG 추가 수입 물량은 전 세계 물동량의 4%에 불과했다. 이후 일본 LNG 수입 물량 증가와 미국 셰일가스 붐이 더해지면서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이 급증했다.
보고서는 현재 전 세계 LNG선박의 32%에 해당하는 LNG선이 조선소의 수주잔량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물량의 84%는 2016년까지 각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인데, 폐선을 감안하더라도 2014~2016년까지 연평균 6~8%의 선복량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올해 LNG 물동량은 지난해와 비슷하고, 내년에는 4% 이내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2015년까지 단기적인 운임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호주산 LNG 수출이 본격화되는 2016년에나 LNG 운송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