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공항 면세점은 적자만 아니면 다행이다. 수익성을 위해서는 해외 시내 면세점을 반드시 뚫어야 한다."
세계 무대로 향하고 있는 국내 면서점 업계에 '시내 면세점 잡기' 특명이 떨어졌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공항은 수익성이 주목적이라기 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매출에 따른 엄청난 수수료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에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천공항을 비롯한 굴지의 공항면세점도 사실상 남는 장
사를 하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결국 공항에서 쌓은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내면세점에 진출해 알짜 수익을 내는
것이 진짜 목표인 셈이다. 때문에 지난 몇 년간은 해외 시장에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
다면 지금은 시내면세점으로 눈을 돌리기 적절한 타이밍이 왔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 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공항면세점 뿐 아니라 시내면세점으로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최근 업체들이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시내면세점을 운영할 노른자 땅을 찾아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 '괌·발리', 호텔신라 '태국' 진출 추진
국내 업체 중 최초로 해외 시내면세점 진출 스타트를 끊은 쪽은 롯데면세점이다.
롯데면세점은 작년 6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약 5000㎡ 규모의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자카르타 면세점 오픈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에 따라 3년간 인도네시아 정부를 설득해 얻어낸 결과물이다.
롯데면세점이 다음 타깃으로 삼고 있는 지역은 괌과 발리다. 현재 이들 지역에서 적당한 부지를 찾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는 지난 2012년부터 인도네시아 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며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공항 면세점에서 기반을 닦은 이후 발리, 자카르타 등 시내면세점으로 진출해 볼륨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작년 4월 입찰에 성공한 괌 공항면세점의 오는 5월말 개장을 앞두고 향후 괌 시내까지 활로를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롯데는 이들 지역 외에도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내면세점을 늘리기 위한 영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제한과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공항면세점에 비해 시내면세점은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이 월등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또한 공항에 비해 자유로운 공간 활용과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어 롯데만의 차별화된 색깔을 보여주기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추진 중인 태국 시내면세점은 현지 대형 유통업체와 제휴를 통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단계지만 사업 가시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업체들을 제치고 창이공항 사업권을 따낸 이후 인지도가 크게 개선 되면서 해외 시내면세점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거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신라의 해외 시장 진출 성공에 따른 향후 아시아 면세시장의 판도
변화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 대비 수익성위 뛰어난 해외 시내면세점에 진출하기 위해 업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사진제공=롯데면세점)
◇시내면세 진입 허가 조건 까다로워.."상당한 시간, 노력 필요"
우리나라는 시장 점유율 10.5%로 세계 면세시장 1위 국가다.
하지만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는 전 세계 면세시장에서 차지하는 막대한 매출 규모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다변화가 미비하다는 점이 항상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때문에 아직 세계 시장에서의 위상은 높은 매출규모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지나치게 편중된 국내 매출 비중이 글로벌 인지도 확보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구조다.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에 올인하고 있는 업체들은 공항면세점에 이어 시내 침투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항면세점은 몇 년 단위 재입찰을 실시하는데 반해 시내면세점은 반영구적으로 운영
이 가능할 뿐 아니라 여러 도시로 추가 매장 진출도 용이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또 외국인 관광객 뿐 아니라 해외 출국 내국인들도 이용할 수 있는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다만 해외 시내면세점은 국가마다 허가 조건이 제각기 다르고, 정부를 설득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외국 업체들이 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 상위권 업체들도 사실 상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해외 시내면세점 사업을 확장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시내면세점을 잡아야 한다"며 "하지만 다소 긴 시간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단기에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때문에 현지 대형 회사를 끼고 진출하는 것이 진출 초반에는 유리할 수도 있
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