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세계적인 경기 하락과 철강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철강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철강산업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해 난관을 극복하겠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차기 회장 내정자는 13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포스코다운 포스코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취지다.
권 내정자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며 막중한 부담감을 토로한 뒤 “실적과 신용등급, 주가 하락 등으로 우려하는 분들이 많지만 철강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조직 슬림화와 비 핵심사업 정리를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성장 분야에 주력해 메가 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 내정자는 이날 이사회를 거쳐 포스코 제8대 회장에 공식 취임한다.
다음은 권오준 내정자(사진)와의 일문일답이다.
-인도 일관제철소,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등 해외사업이 지연되고 있는데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가 유효한가.
▲인도의 경우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 방문으로 부지 조성 등 행정 추진 측면에서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특수한 내부 사정을 감안해서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조업 정상화가 2개월가량 지체되면서 올해 목표였던 흑자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올해는 적자를 최소화하고 내년에는 흑자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대한 철학을 들려 달라.
▲기술개발은 실용화 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하나, 이를 위해서는 연구원들의 마인드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연구실에 앉아 연구만 하는 게 아니라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 중심의)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대해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철강업과 관계가 적은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전략적 재무투자자 등을 확보해서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 신사업은 핵심사업만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권교체기 때마다 회장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에 대해 생각해 둔 게 있나.
▲내가 선임된 과정을 돌아보면 외압설은 사실과 동떨어진 얘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회장 후보자를 물색하는 승계협의회는 사외이사들이 주로 참여한다. 사내이사는 한 명만 참여한다. 또 후보 검증 작업을 하는 후보선정위원회는 100%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인터뷰 때는 대학 졸업 후 처음 시험 보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엄격한 절차를 거쳐 선정되기 때문에 정부의 입김이 쉽게 작용하지 못할 것이다. 승계협의회는 이번에 처음 구성했는데 앞으로 제도상 개선점이 있다면 검토해서 개선하겠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3고로 완성에 이어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까지 합병하면서 국내 철강업계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내수시장 대응방안이 있나.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는 경쟁자가 없었는데 현대제철이 부상하면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의의 경쟁자가 있어야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 공해문제 등에 대해서는 경쟁자이지만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다. 앞으로 철강협회를 통해서 맏형으로써 리더십도 발휘하고 철강사업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