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고은 “연기 욕심? 배우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

입력 : 2014-03-15 오후 2:29:08
◇영화 '몬스터'에 출연한 배우 김고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2012년 개봉했던 영화 ‘은교’로 데뷔해 ‘괴물 신인’이란 타이틀을 얻었던 김고은이 2년 만에 새로운 영화로 돌아왔다. 그녀가 차기작으로 선택한 영화는 ‘몬스터’. 노점상을 하며 살고 있는 복순(김고은)과 살인마 태수(이민기)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신인급 배우 답지 않은 완숙한 연기를 보여준 김고은의 얘기를 들어봤다.
 
◇영화 '몬스터'를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김고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트라이트 받던 그녀, 차기작 늦어진 이유는?
 
은교가 개봉한 이후 김고은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해 데뷔한 배우 중 가장 돋보이는 신인이었다. 같은 해 열린 부일영화상, 대종상영화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청룡영화상 등 각종 영화 시상식의 신인상을 모두 휩쓸었다. 하지만 차기작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김고은의 다음 출연작을 볼 때까지 팬들은 2년이나 기다려야 했다.
 
“은교에 출연한 이후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하나가 있다면 연기를 즐기면서 하자는 거였죠. 은교를 찍을 때 그랬거든요. 연기하는 것이 마냥 감사하고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그런데 다음 작품을 하려는데 그렇게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고은은 결국 차기작에 출연하는 대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복학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이후 연극 공연을 하고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당시의 작업이 너무나 즐겁고 재밌었다”며 “그 기간이 끝나고 나니 바로 차기작을 안 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바로 작품을 들어갔다면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써야 했고, 현장에서 괴로웠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센 역할? 캐릭터 제한하거나 가리고 싶지 않아"
 
70대 시인과 17세 여고생의 금지된 사랑에 대해 그린 은교를 통해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김고은은 이번에도 범상치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다. 순진한 아이의 모습과 독기를 품은 ‘미친 여자’ 사이를 오가는 역할이다. 김고은이 이렇게 ‘센 역할’을 통해서만 스크린에 얼굴을 비추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김고은은 “배우로서의 욕심”이라고 표현했다.
 
“전 연기 욕심이 많아요. 그건 배우이기 때문에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일부러 자극적이고 강한 캐릭터를 찾은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전 제 캐릭터를 제한하거나 ‘이건 너무 강해서 싫어요’라고 캐릭터를 가리고 싶진 않아요.”
 
김고은은 당분간은 영화 출연을 통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했다. 드라마 출연은 "아직"이라고 말했다.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는 데 용이하다는 점에서 드라마 출연을 선호하는 또래 배우들과는 다른 행보다.
 
“아직은 영화를 더 해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배우 입장에서 드라마는 아무래도 촬영 스케줄 때문에 연기할 시간이 더 짧게 주어지잖아요. 전 한 컷, 한 컷에 대해 서로가 이야기하고 더 섬세하게 들어갈 수 있는 장르가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시간이 지나 내공이 쌓이면 시간이 짧게 주어져도 연기를 디테일하게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제가 드라마를 하면 불만족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영화 '몬스터'의 김고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고2 때부터 배우 꿈꿔.."전도연 선배는 배우-인간으로서 존경"
 
김고은은 고등학생 시절에 처음으로 배우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막연하게 영화를 만드는 사람 중의 하나가 되고 싶어서 계원예고에 들어갔죠. 그런데 고2때 공연을 하면서 희열을 맛봤어요. 굉장히 작은 역할이었는데 내가 연기를 하고, 거기에 관객들이 반응을 하면서 앞으로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고등학생 시절 선배 배우들을 동경하며 배우를 꿈꿨던 김고은은 이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가능성 있는 젊은 배우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순수한 이미지와 관능적인 느낌이 공존하는 외모 때문에 ‘제2의 전도연’이란 별명을 얻었던 김고은은 개봉을 앞둔 또 다른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을 통해 전도연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원래는 전도연 선배님의 작품과 연기를 보고 좋아하게 되고 존경하게 됐었거든요. 그런데 직접 옆에서 만나고 정말 가깝게 몇 달 동안 같이 있으면서 인간으로서의 존경심도 갖게 된 것 같아요.”
 
김고은은 배우로서의 생활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제가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 있어요. 저는 연기가 좋아서 배우를 시작했는데 이게 어쨌든 사회 생활이잖아요. 초반에는 사람 만나는 것과 같은 연기 이외의 것들에 대해 적응이 안 되기도 했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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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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