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원자력방호방재법(원자력 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긴급 처리를 위해 강창희 국회의장이 직접 나섰지만 결국 민주당의 마음을 돌리지 못 했다.
17일 강창희 의장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협의했으나 끝내 3월 원포인트 국회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새누리당은 단독으로 20일 오후 2시 임시회를 소집한 상태다. 하지만 여야 합의 없이는 안건 상정이 불가능해 물밑 협상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전 회동에서 강 의장은 "핵안보정상회의가 곧 있는데 (핵방호방재법이) 비준이 안 된 상태로 대통령이 가는게 부자연스럽고 여러 가지 부담이 많다"며 "어떻게 법안을 빨리 원포인트로 처리해 달라는 요청이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정부가 잘못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잘잘못은 나중에 따지고 외교적으로 급한 문제니까 빨리 처리해주는 것이 국회의 본 임무 중 하나"라며 "특히 안보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기 때문에 두 원내대표들께서 잘 합의해 달라"라고 부탁했다.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를 위해 17일 전격 회동한 (왼쪽부터)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News1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역시 "방호법은 진작에 통과됐어야 할 법"이라며 "미방위가 방송법 때문에 방송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법들이 전원 묶여있는 상황이다. 방송은 방송법대로 논의하고 국익이나 민생 관련 법안은 시급히 처리하는 것이 맞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의 태도는 완고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를 만나 2월 임시국회 당시 여야 간 합의한 사항에 대해 새누리당의 이행이 우선이라고 맞받아쳤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저는 정부가 도대체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다"며 "2년 가까이 흐르는 동안 원자력방호방재법 처리가 시급하다는 요청이나 요구가 단 한 번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이러한 문제가 외교적 결례로 된 것이 마치 국회, 그것도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덮어씌우기 하는 것은 매우 비신사적일 뿐 아니라 파렴치한 태도"라고 질타했다.
전 원내대표는 또 미방위 관련 여야 합의문을 제시하며 "(새누리당이) 특정 언론사의 강력한 로비를 받아 입장을 하루 아침에 바꿔 버리는 바람에 우리가 (법안을) 처리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방송법의 문제가 아니라 최소한의 약속과 신뢰의 문제가 복원되면 112개 중 단 한 개만 처리할 것이 아니라 모든 법이 다 시급하고 중요한 법이므로 원포인트, 투포인트로 처리하자는 입장"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