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정치권을 강타했던 국가정보원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여야의 논쟁이 경선과 창당 이슈에 가려 관심 밖으로 멀어진 분위기다.
공천 신청 마감으로 경선 대진표를 확정한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6.4 지방선거 채비에 돌입했고,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요구하던 민주당과 새정치연합도 통합신당 창당에 더 집중하고 있다.
선거 국면이 조성된 탓인지 17일 열린 여야의 회의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출범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지만 그간의 관심사였던 국정원 증거조작 의혹에 따른 갈등은 현저히 줄어든 양상을 보였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각지에서 최강의 후보를 선출하는 어느 한 곳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힘찬 경선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비방과 흑색선전이 없는 깨끗한 선의의 경쟁으로 국민에게 꿈과 비전을 심는 정책경선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하는 등 공천 잡음 최소화에 집중했다.
같은 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어제 안김신당이 당의 정체성이자 지향점인 정강·정책도 제대로 마무리 하지 않고, 말 그대로 선거를 앞두고 간판만 바꾸는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했다"며 "그들이 말하는 새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아직도 국민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선거를 앞둔 급조정당에 불과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국민은 이제 무엇이 새정치인지, 무엇이 낡은 정치인지를 가려내서 엄중하게 선택하실 것"이라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미래를 낙관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도 "60년 전통의 민주주의 세력과 새정치를 향한 미래세력이 하나가 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기대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전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 배를 타게 된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 역시 "신당은 새정치의 가치가 중심이 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새정치의 싹이 나오고 있음을 국민들께서 보실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해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다.
확실히 국정원 사건에 대한 언급 자체가 줄어든 모습이다.
이처럼 여야는 지방선거 일정이 임박함에 따라 지리한 정쟁에 집중하기보다 선거전에 더욱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대선 불법 개입 의혹까지 받고 있는 국정원 문제가 대두되는 것 자체가 달가울 수 없는 형편이고,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병헌 원내대표(사진)는 "국정원 요원의 구속은 증거조작 사건의 몸통을 밝히는 신호탄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행여 이번 검찰의 수사가 용두사미식으로 흘러 갈 경우 상설특검 1호로 반드시 그 진실을 규명하겠다"라고 예고했다.
(사진=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