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스의 장재석. (사진제공=KBL)
[고양=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경기 종료 3분37초전 '까까머리' 센터 장재석(23)이 3점슛을 던졌다. 골밑 플레이를 주로 하는 장재석에게서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올 시즌 처음 던진 3점슛이기도 했다.
거짓말처럼 공은 림을 그대로 통과했고 승리를 예감한 관중들의 함성은 높아갔다. 이후 그는 경기 막판 원핸드 덩크슛까지 더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고양 오리온스가 17일 저녁 7시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5전3승제)에서 서울 SK에 81-64로 이겼다.
장재석의 마음가짐이 돋보였다. 그는 머리를 바싹 깎은 모습으로 체육관에 나타나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장재석은 17득점 5리바운드 2블록슛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그는 머리를 깎은 이유에 대해 "2패 후 분위기가 다운된 것 같은데 절대 포기는 없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면서 "이겼지만 5차전까지 이겨 울산에 가야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덤덤히 말했다.
함께 인터뷰실에 들어온 외국인 선수 앤서니 리처드슨은 "이렇게 잘할 거면 매일 머리를 잘랐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팀 주장 전형수는 "2차전 역전패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한 것 같다는 생각에 반성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거들었다.
시리즈 전적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오리온스는 이날 승리로 1승2패를 기록하며 승부를 4차전까지 가져갔다.
오리온스는 1, 2차전 모두 SK에 리바운드에서 밀렸다. 1, 2차전에서 SK는 경기당 23.7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반면 오리온스는 18.3개를 잡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리바운드에서 엇비슷한 수치를 맞추니 경기가 잘 풀렸다. 오리온스는 33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SK는 34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단 하나 차이에 불과했다.
두 팀의 4차전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