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가 약 일주일만에 약세로 전환했다. 크림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이 사실상 확정되며 이 지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누그러들었기 때문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엔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0% 오른 101.77엔을 기록했다.
유로·엔 환율도 0.47% 상승한 141.68엔으로 거래됐다.
지난 주말 실시된 크림 공화국의 주민투표 결과 95%가 러시아 병합에 찬성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의 독립국 지위를 인정하며 러시아 귀속은 기정사실이 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자산 동결과 관련자들의 여행 제한 등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다만 이 같은 제재 방침이 예상보다 강도가 약하다는 판단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를 떨어뜨렸다.
찰스 스타나우드 노무라홀딩스 외환투자전략가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서방 국가들 사이에 큰 충돌은 없어보인다"며 "이에따라 리스크 온 분위기가 확신됐다"고 진단했다.
리차드 프라눌로비치 웨스트팩증권 선임투자전략가도 "제재 조치가 공격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들이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다는 점은 유로화의 움직임도 제한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06% 오른 1.3922달러를 나타냈다.
조셉 트레비사니 월드와이드바켓 수석투자전략갸도 "시장이 생각하기에 주민투표 이후의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강화될 경우 유로 환율의 변동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나 원유 수출을 제한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지역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러시아 루블화는 전 거래일보다 1.02% 하락한 달러 당 36.248루블을 기록했다. 러시아 증시가 4% 가까이 급등한 데 따라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위안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5% 상승한 달러 당 6.1782위안으로 거래됐다. 약 1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주말 인민은행이 일간 위안화 변동폭을 종전의 ±1%에서 ±2%로 확대한다고 밝힌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