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국내 기업들이 상장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상장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경향은 2010년 이후 꾸준히 심화되고 있다.
19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상장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811개의 상장가능기업 중 4개 기업만 상장했다. 전체의 0.5%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가능회사 중 상장 비율(자료=전경련)
2010년 유가증권시장 상장요건을 충족한 664개 기업 중 22개(3.3%) 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것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기업공개(IPO) 규모 역시 2010년 이후 매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22개, 8조7000억원에 이르던 기업공개규모가 2013년에는 3개사, 660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주식시장 침체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 공개건수는 2008년보다 더 못하다. 당시 6건이었으나 지난해 3건으로 반토막 났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상장을 더 기피하고 있다. 실제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중 최근 2년간 기업을 공개한 곳은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 상장 현황(자료=전경련)
기업들이 경영 현황을 공개해 상장할 경우 여러 이점이 있다.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기업 인지도가 제고된다. 공모를 통한 유상증자와 무의결권 주식의 발행한도 및 주식배당 범위 확대, 주주총회 소집절차 간소화, 주식매수선택권 확대 부여 등이 가능해지는 것.
그럼에도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투자가 위축되고 자금수요도 줄어 기업들이 상장을 외면하고 있다.
배상근 전경련 본부장은 "주식시장 침체로 자금조달은 어려운데 각종 규제로 인한 상장유지비용까지 감당해야하니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을 하게 되면 자본시장법상 엄격한 공시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상법상 규정돼 있는 각종 상장사 특례규정으로 인해 상장 전에 비해 과도한 규제를 받게 되는 것도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배 본부장은 "상장법인에 가해지는 각종 규제 중 지나치게 엄격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폐지해 기업의 상장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기업의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