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정밀화학, 폴리실리콘 합작사 지분 매각..태양광 '발빼기'

입력 : 2014-03-20 오후 5:43:05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삼성정밀화학이 폴리실리콘 합작사 지분을 대폭 줄인다. 사실상의 철수 단계다. 대신 반도체 재료사업으로 발을 넓힌다.
 
삼성정밀화학(004000)은 20일 폴리실리콘 합작사 SMP의 지분 35%를 합작 파트너인 미국 선에디슨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14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1000억원가량은 반도체 재료기업 SSL의 신규 주식을 매입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SSL은 선에디슨에서 분리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을 추진하는 반도체 재료기업이다.
 
앞서 삼성정밀화학과 선에디슨은 지난 2011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해 50대 50 지분으로 합작사인 SMP를 설립하고, 삼성정밀화학의 울산사업장 내에 연산 1만톤 규모의 공장을 건설해 왔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정밀화학은 SMP의 지분율이 15%로 대폭 낮아지게 된다. 태양광 업계는 삼성정밀화학의 지분 매각을 두고, 사업 철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SSL과 계약 체결로 투자여력을 기존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규사업에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정밀화학은 지난해 주력인 염소계 제품 시황 부진과 셀룰로스 계열의 판가 하락의 여파로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여기에 지속되는 태양광 업황 침체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태양광 산업은 지난 2011년 말 공급과잉의 여파로 2년 내리 불황을 겪었다.
 
올해 초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태양전지 관련 제품의 판가가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삼성정밀화학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정밀화학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리스크 축소 차원에서 지분 매각에 나서게 됐다"면서 "투자 여력이 확보된 만큼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삼성그룹이 신수종 사업으로 택한 태양광 사업에서 발빼기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2012년 폴리실리콘(결정형) 태양전지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삼성정밀화학 입장에서는 내부 수요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폴리실리콘 사업을 이어갈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변동성이 큰 태양광 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삼성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한다기보다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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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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