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임애신기자] 삼성전자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 출시를 20여일 앞두고 제품을 미리 공개하기로 했다. 전례에 없던 일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005930)는 내달 11일 출시 예정인 갤럭시S5를 오는 22일부터 이동통신 3사 전시장과 대리점 등 총 45개 매장에서 직접 다뤄볼 수 있는 제품 체험 행사를 실시한다.
동시에 21일(현지시간)부터 미국·스위스를 시작으로 61개국 1400여개 매장까지 행사를 확대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예약판매도 진행한다. 방문객들은 갤럭시S5와 웨어러블 기기인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 핏' 등을 만날 수 있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갤럭시S5와 삼성 기어2, 삼성 기어 핏을 조금이라도 빨리 체험해 스마트폰 본연의 기능들을 혁신한 갤럭시S5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1일(현지시간)부터 세계 61개국 1400여개 매장에서 갤럭시S5 체험 행사를 실시한다(사진=삼성전자)
앞서
KT(030200)를 통해서는 갤럭시S5가 잠깐 공개됐다가 사라지는 해프닝도 있었다. KT는 지난 19일 오후 7시쯤 자사 전시장에 갤럭시S5 체험존을 마련했으나, 오는 22일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와 동시에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SK텔레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10여개 직영 대리점과 전시장 등에 체험공간을 마련하고, KT는 광화문 올레스퀘어를 비롯한 수도권 중심 직영 대리점에 제품을 전시한다. LG유플러스도 서울 종로·강남 등 주요지역 매장에서 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제품 선공개에 대해 "일종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보면 된다"면서 "이통사는 고객 유치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고, 우리로서는 마케팅 폭을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새로운 마케팅 수단이지만 업계에서는 일부에서 제기된 갤럭시S5에 대한 혹평을 타계하고 이통사 영업정지 여파에 정면 승부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5는 지난달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공개된 후 하드웨어 스펙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램이 2GB로 '갤럭시노트3'의 3GB보다 낮거나 전작인 갤럭시S4와 사양이 동일하다.
◇지난달 24(현지시간)~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갤럭시S5를 소개하고 있는 신종균 사장(사진=삼성전자)
당초 삼성전자는 갤럭시S5를 기획할 때 무의미한 스펙 경쟁에 가담하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폰다운 스마트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스펙이 얼마나 진보됐느냐도 중요하지만 필요없는 것들은 줄이고 소비자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기능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이통사 영업정지 일정 또한 제품 선 공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5의 정식 출시일인 다음달 11일은 SK텔레콤과 KT의 영업정지 기간과 맞물린다. 이로 인해 잃게 될 소비자를 한 박자 빠른 제품 공개로 잡아두겠다는 의도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더불어 미래창조과학부의 압박 역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미래부는 최근 휴대전화 제조사들에 스마트폰 출고가를 낮춰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그랜드2'는 전작 대비 20만원 낮은 51만7000원에 출시됐다.
따라서 갤럭시S5 역시 80만원선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이 발표한 대만 출고가(16GB 기준)가 우리 돈으로 80만6000원 수준인 것도 여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기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내막이야 어쨌든 삼성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