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쿠첸, 2세경영도 '비슷하네'..직접비교 '째깍째깍'

입력 : 2014-03-24 오후 5:27:44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국내 밥솥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쿠쿠전자와 리홈쿠첸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창업주 2세로 해외 유학파 출신의 40대가 회사를 이끌게 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이름도 비슷한 양사는 밥솥 사업을 영위하면서 특허소송도 진행하는 등 끊임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 1위인 쿠쿠전자가 2세경영을 먼저 시작했지만 후발주자 리홈쿠첸이 가세하면서 공통점은 늘었다. 라이벌 구도는 더욱 공고해지게 됐다.
 
◇해외에서 지원사격..리홈쿠첸 장남의 '컴백'
 
리홈쿠첸은 지난 2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창업주 이동건 회장의 장남인 이대희 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이로써 노춘호, 강태융, 이평희 공동대표 체제에서 이대희, 강태융, 이평희 대표체제로 바뀌게 됐다. 이 신임 대표는 전임 노춘호 대표의 자리를 이어받아 리빙사업부와 안양이마트 사업부 등을 관장하는 총괄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 21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친 뒤 이 대표는 24일 처음으로 공식 출근을 했다. 회사 컴백을 위해 그간 본사의 상황을 파악하고 업무내용 등을 보고 받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출근을 해왔다는 전언이다.
 
1971년생인 이대희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리빙사업부 대표를 역임하다가 2009년 말 강태융 삼성전자 중국법인 총괄담당이 리빙사업부 대표로 영입되면서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부터 이 대표는 중국과 러시아, 미주 등 해외를 돌며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 2012년부터는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직함을 뗀 채 외부에서 지원사격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각에서 대표이사직 사임과 관련해 경영능력 등 여러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내부적으로 (이 대표는) 중국 등 리홈쿠첸 해외 시장 개척에 있어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해외시장 중심의 현장 행보는 70대에 접어든 이동건 회장의 뒤를 잇기 위한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창업주인 이동건 회장의 퇴임도 머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이 대표는 리홈쿠첸 최대주주다.
 
◇(사진 왼쪽부터)이번에 리홈쿠첸 대표이사로 선인된 이대희 리홈쿠첸 대표, 2006년에 대표이사에 오른 구본학 대표 (사진=리홈쿠첸·쿠쿠전자)
 
◇쿠쿠전자, 성공적인 승계작업
 
리홈쿠첸과 달리 국내 밥솥 시장의 절대강자 쿠쿠전자는 일찍부터 2세 경영체제를 공고히 했다. 지난 2006년 구자신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인 구본학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넘겼다. 구자신 회장은 쿠쿠그룹 회장에 올라 그룹 총괄을 맡았다.
 
1969년생인 구본학 대표는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국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졸업 뒤에는 2년여간 미국 쿠퍼스 앤 라이브랜드(Coopers & Lybrand)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며 전공을 살렸다.
 
이후 쿠쿠홈시스의 해외영업팀장으로 입사해 마케팅부문 이사, 서울사무소 소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지난 2006년 11월부터 쿠쿠전자 대표이사 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그는 입사 후 매출액 기준 7배 가까운 성장을 이루는데 크게 기여했다. 대표이사 선임 후 성적표도 좋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 연간 매출은 각각 3800억원, 4300억원, 4500억원이다. 지난해에는 5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또 한차례의 도약에 성공했다.
 
관련사업으로의 확장도 성공적이다. 지난 2010년 정수기 시장 진출 이후 3년만에 누적판매량 50만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출시한 얼음정수기 '아이스(ICE) 넘버5'가 큰 히트를 기록하면서 종합 생활가전 회사로 순조롭게 변모 중이다.
 
최근에는 매물로 나온 주방가전업체 동양매직 인수전에 뛰어들어 회사 확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밖에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 시장을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시장에서는 올 최대어로 부르며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조만간 정수기와 제습기 신제품을 내놓는 등 시장 공략 또한 가속화한다.
 
양사의 본격적인 경쟁은 내년부터다. 리홈쿠첸의 이대희 대표가 이날부터 정식 출근하면서 본격적인 경영능력 검증은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쿠쿠전자 상장이 완료되면 역시 내년부터 양사 간 실적 비교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2세 간 직접비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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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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