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오는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G8 정상회의에 참여하지 않고 당분간 국제회의체에서 러시아를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이어갈 경우 더 강력한 제재조치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 G7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별도의 긴급 회동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헤이그 선언'을 채택했다.
◇24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모여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긴급 회동을 개최했다.(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헤르만 반롬푀이 EU 집행위원장,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 호세 마누엘 바호소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위원장)(사진=로이터통신)
G7은 선언문을 통해 러시아의 크림자치공화국 합병을 "국제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라고 비난하며 "러시아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와 금융, 국방 등 경제 핵심부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또 러시아 제재에 따른 주변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공조하는 한편 각국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략을 바꿀때까지 주요 선진국 모임인 G8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거부키로 하면서 6월 러시아 소치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G8정상회담은 사실상 취소됐다.
대신 러시아를 제외한 7개국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별도의 회동을 열기로 했다. 지난 1998년 러시아가 G8에 합류한 이후 러시아를 제외하고 회담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7 국가들은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에 조속히 합의토록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과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들을 지지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추가적인 행동에 내설 경우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데에도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터통신은 유럽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에 합의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은 전체 에너지 공급의 상당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데다, 대 러시아 무역규모도 미국보다 10배가량 크기 때문이다. 또 EU를 구성하고 있는 28개 회원국 중에는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국가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점도 합의의 걸림돌이다.
체코 상공회의소는 EU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수출 타격으로 자국내 일자리가 많게는 5만개 이상 감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장기적으로 줄여나가겠다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의사를 밝히면서도 "추가 제재 시행를 위해서는 28개 EU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