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부동산 정보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도입한 부동산정보광장의 데이터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2000가구 대단지 아파트에 두달간 전월세 거래가 단 한건도 없던 것으로 나오는가 하면, 등록된 전세금이 실제 거래액과 5억원이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한다.
불확실한 부동산 거래정보 제공으로 이용자의 불편과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
25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는 단 한건의 전월세 거래도 신고되지 않았다.
◇25일 현재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서초구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월세거래 현황
래미안퍼스티지는 28개동 2444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다. 국민주택규모인 전용 85㎡의 전셋값이 10억원에 육박하지만 물건이 없을 정도로 인기있는 아파트다.
래미안공인 관계자는 "전세물건이 없는건 사실이지만 두달간 단 한건의 계약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물건이 귀하다보니 소리소문 없이 빠져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아무리 없어도 한달에 2~3건 정도는 될 거다"고 말했다.
특히한 점은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부동산정보 서비스 온나라부동산정보통합포털에는 같은 기간 총 30건의 래미안퍼스티지 임대차계약이 신고 돼 있다는 것이다.
온나라부동산정보통합포털에는 전국 시·군·구 단치단체가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RTMS)에 입력한 거래 정보가 망라돼 있다. 서울시는 RTMS에 자치구별 거래내역을 받아 부동산정보광장을 통해 거래정보를 제공한다.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의 랜드마크 자리를 다투는 반포자이(3410가구) 역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는 1월에만 8건의 임대차계약이 신고돼 있다. 2월에는 전월세거래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돼 있다. 온나라부동산정보통합포털에 신고된 30건(1월 21건, 2월 9건)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서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전세계약이 등록돼 있어 정보의 신뢰도를 더욱 떨어트린다.
지난 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서 확인된 반포자이 전용 59.9㎡의 전세거래가는 2억5872만원~3억103만원이었다.
현장에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 전용 59.9㎡의 전세호가는 7억원~7500만원이다. 84.9㎡는 9억원~95000만원 선이다.
그런데 최근 재확인 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는 거래정보가 수정됐다. 전용 59.9㎡의 전셋값이 8억3500만원~8억7500만원으로 등록됐다. 84.9㎡는 12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번에는 터무니없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4일 확인 당시 3건이었던 2월 거래량이 최근 재확인했을 때 사라지고, 1월 거래량이 3건에서 8건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4일 현재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서초구 반포자이 전월세거래 현황
◇25일 현재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서초구 반포자이 전월세거래 현황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정보를 받아올 때 비정상적인 가격은 필터링할 수 있도록 조건식을 넣게 된다. 면적 대비 가격 등 조건을 입력하는데 반포의 아파트는 조건 설정 당시 기준으로는 비정상적 가격 범주에 들어가 정보가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반포자이에 2억원대 전세가 나온 것은 공공임대 계약이 구청에 신고되며 등록된 것으로 임대아파트는 제외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등록 가격이 너무 높게 됐다면 첫 정보입력 단계인 구청에서 착오를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은 부동산거래의 투명성 제고와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허명 부천대 교수는 "주택 실거래에 관한 정보를 이렇게 방대하게 집대성할 수 있는 곳은 정부기관 밖에 없는데 정부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다면 시장은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요즘같이 전세난으로 민감한 시기에는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