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 기자]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SK(003600)그룹이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활성화 당부에 화답해 투자규모를 각각 6%, 11%씩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30대 그룹에서 삼성·
현대차(005380)·SK 등 '빅3'의 투자 비중은 54%에 달했다.
26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30대 그룹 상장사 171개(금융사 제외)사의 유·무형자산 투자를 조사한 결과 총 95조8000억원으로 전년 97조7000억원 대비 1.9% 줄었다. 자산화된 비중을 구분하기 어려운 연구개발(R&D) 투자는 이번 조사에서 제외했다.
전체 투자액은 줄었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7.7%)보다는 하락폭이 둔화돼 재계의 투자가 4분기에 집중됐음을 보여줬다. 실제 3분기까지 분기당 평균 투자액은 약 20조원이었으나 4분기에는 24조원으로 규모가 크게 늘었다.
◇30대 그룹 유·무형자산 투자 순위(자료=CEO스코어(단위:백만원))
지난해 투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삼성그룹으로 28조7000억원에 달했다. 전년 27조원보다 6% 늘었다. 2위는 SK그룹으로 12조2700억원을 투자해 전년 11조원 보다 11.3% 증가했다. 현대차가 그 뒤를 이었지만 전년 대비 5.3% 줄인 10조8400억원 투자에 그쳤다.
30대 그룹에서 삼성과 SK를 제외한 투자액은 54조8300억원으로 전년 59조6000억원보다 8%나 줄었다. 경기침체 속에서 지난해 삼성과 SK가 재계 투자를 주도한 셈이다.
삼성과 SK그룹, 현대차그룹 등 '빅3'의 투자 비중은 50.7%에서 54.1%로 늘었다.
특히 삼성의 경우 지난해 3분기 투자액이 전년 대비 15% 감소한 19조원에 그쳤지만 4분기 투자 규모를 크게 확대해 전년 수준을 넘어섰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상연구개발비(14조8000억원)를 추가하고 나머지 계열사의 R&D비용까지 더하면 전체 투자액은 지난해 목표치(49조원)를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5위 그룹은 투자액이 전년 대비 5~21% 가량 일제히 줄었다. 현대차가 5.3% 감소했고 LG와 포스코는 20.6%와 21.4% 크게 줄었다.
30대 그룹 중 지난해 투자액이 늘어난 곳은 12개, 줄어든 곳은 동부·두산 등 16개였다.
투자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에쓰오일로 1900억원에서 4600억 원으로 144% 증가했다. 현대백화점(41.2%), GS(32.7%), 현대(24.8%), KT(20.6%), SK(11.3%) 등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CJ(9.3%), 삼성, 금호아시아나(5.1%), 영풍(4.2%), 현대중공업(2.8%) 등은 30대 그룹 평균보다 투자액 증가율이 높았고, 롯데는 2조7970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그룹이 해체된 STX는 투자액이 90% 줄었고 동부(-27.8%), 두산(-24%), 동국제강(-23.7%), 한화(-23.2%), 포스코(-21.4%), 대우조선해양(-21.2%), LG(-20.6%), 대림(-17.4%), LS(-16.2%) 순으로 감소율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