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오는 27일 열리는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행사키로 했다.
또 아시아나항공이 진행 중인 금호산업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금호가(家)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금호석유화학은 26일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 참석해 박삼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반대의사를 명확히 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금호산업 기업어음(CP) 매입, CP의 출자전환, TRS 방식의 매각의 일련의 과정을 결정한 이사회의 결정은 아시아나항공에 손실을 끼치는 명백한 배임행위임을 경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변칙적 파생거래 방식에 매각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금호산업의 의결권 행사를 무효화시키기 위해 주주총회가 끝나면 즉시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대한 전면전 선포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24일 아시아나항공에 '금호산업㈜의 정기주주총회 의결권 행사금지 및 주식매각 관련 자료의 열람등사 요청' 공문을 발송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각각 30.08%, 12.6%를 소유한 1, 2대 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금호산업 기업어음(CP) 790억원을 출자전환하면서 금호산업 지분 12.83%를 취득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를 가진 최대주주여서 양사는 상호출자 관계로 얽혔다. 상법상 모회사와 자회사가 10% 이상 지분을 상호보유하게 되면 양사의 의결권이 모두 제한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은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 전량을 총수익맞교환(TRS·Total Return Swap) 방식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금호산업의 지분 161만3800주(4.90%)를 TRS 방식으로 처분한 데 이어 남은 지분은 다음달 21일 이전까지 처분할 계획이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 방식을 두고 박삼구 회장 측과 박찬구 회장 측이 팽팽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금호석유(011780)화학은 즉각 "진성매각이 아닌 배출에 불과하다"며 매각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또 TRS 거래가 주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향후 금호산업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주총 전부터 줄기차게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금호석유화학은 "지금이라도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진이 주주들의 의사를 존중해 안건을 자진철회할 것을 권고한다"면서 "채권단도 문제가 있는 TRS 파생거래 방식의 매각을 지금이라도 승인 철회할 것"을 주장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도 논란과 추후 악용 소지가 있는 변칙적인 거래 방식을 통한 상호출자 지분 해소 및 의결권 제한 회피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시도를 강력히 감독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호석유화학의 강공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매각 방식에 문제가 없음을 재차 주장했다. 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020560) 대표이사 선임도 채권단 결정에 따른 책임경영 이행 차원임을 강조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은 채권단과 협의에 따라 진행됐다"면서 "매도, 매수자간 회계자문과 법률자문 등의 검토를 거친 진성매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호석유화학이 주총장 대신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흠집내기'를 하고 있어 안타깝고 답답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