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호 회장 "녹십자-일동제약, 윈윈하는 M&A 긍정적"

입력 : 2014-04-01 오후 2:25:13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사진)이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인수합병(M&A)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다만 M&A 방식에 있어서는 ‘적대적’이 아닌 ‘협력적’인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녹십자와 일동제약 간의 적대적 M&A 가능성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제약협회를 이끄는 수장의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이 회장은 기본적으로 제약산업 또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 규제 중심의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 등 시장에서의 구조조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31일 재선임 관련 기자간담회 직후 <뉴스토마토>기자와 따로 만나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업 간의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M&A가 필요하다”며 “세계 제약시장도 그렇게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제약산업 환경을 고려하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M&A는 옳지 않은 것 같다”며 “서로 간의 협력하는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춘 주요 제약사들을 고려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녹십자와 일동제약 간의 M&A 가능성에 대해서도 나름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최근 여러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녹십자는 계속해서 (M&A가) 아니라고 하는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다만 두 회사가 협력하는 방향의 M&A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글로벌 제약시장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시장을 두드릴 수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제약기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M&A는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일본 제약시장만 보더라도 모두 M&A를 통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장 역시 글로벌 규모로 확대됐다”며 “업계 내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듣도 보도 못한 소규모 기업들이 난립하고 있는 게 국내 제약산업의 현 주소다. 경쟁력 없는 기업들은 과감히 정리돼야 한다”며 “R&D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들만 추려서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나라 제약시장 규모는 19조원으로, 세계 시장의 불과 1.9%에 그치고 있다. 반면 현재 국내 완제 의약품을 제조하는 기업 수는 265곳에 달한다. 도·소매 기업들까지 모두 포함하면 500여곳이 넘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중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 단 35곳 뿐이라는 것이다. 100년이 넘은 국내 제약산업 역사에서 아직까지 연간매출 기준 1조원을 달성한 제약사는 단 한 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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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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