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준 의원 "외감인 지정제 전면 확대해야"

회계감사 입법공청회..자유수임 vs. 지정제 확대 놓고 '격론'

입력 : 2014-04-03 오후 4:53:53
◇회계감사 '지정제' 확대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입법 공청회(사진=김보선 기자)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기업의 외부감사인 지정제를 전면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찬반 격론이 벌어졌다.
 
김기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국회도서관에서 '회계감사 지정제 확대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입법 공청회'를 열고 전 상장사와 금융회사에 외감인 지정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상장법인과 금융회사에 대한 지정제 전면 확대는 기업의 불투명한 회계 관행을 고치고, 회계 법인의 부실 회계 감사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자유선임제는 지난 1983년에 도입돼 운영돼 왔다. 그러나 현행 제도의 문제가 30년째 누적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광윤 아주대 경영대학 교수는 "자유선임제는 감사보수의 덤핑과 감사의견 '적정'을 주는 곳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감사의견 쇼핑(오피니언 쇼핑)'을 야기시킨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배상책임보험 가입액의 확대를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장사는 외감법상 손해배상공동기금 적립누계 한도액을 외부감사 보수총액의 20%에서 40%로 2배 확대하고, 연간적립금 대신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회계법인은 보험의 최저보상 한도금액을 30억원에서 6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감사인의 손해배상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손해배상 공동기금을 확대하고, 책임보험 가입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총희 청년회계사회 회계사는 "기업 이해관계자들의 업무에 대한 무관심 등으로 인해 부실감사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로인한 감사인의 회의감, 업무이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정제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정제의 전면 확대가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과거의 실패한 제도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도 아니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지정제가 과거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감리·감독의 강화가 부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계사는 "이른바 '도둑'을 잡지 못했다는 책임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은 전혀 부여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지정제의 전면도입에 앞서 자유수임제의 실패 원인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본시장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장기적인 그림부터 그려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도진 중앙대 교수는 "최적의 감사인을 기업이 선택한다는 자유수임제의 우월성은 비용보다 효익이 크다는 전제가 있어야 작용되지만, 환경이 조성되지 못했다"며 "지정제는 자유수임제도가 가진 우월성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경제·사회적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작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인 전면 지정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렬 한국상장사협의회 조사본부장은 "감사인이 지정될 경우 연속감사가 단절되는데 따른 비효율성, 초도감사 때의 업무의 어려움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감사인 지정제도가 현행 제도의 단점을 보완할 수는 있겠지만, 지정된 감사인이 적격한지를 담보할 수 없고 효율성도 기대하기가 어려워 최소한의 수준에서 운영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근본적으로는 결산시기를 분산시키는 안이 선행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기업들의 결산시기가 12월에 집중돼 있어 외부감사인이 1~3월에 업무 과부화 상태에 있어 감사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회사도 결산업무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윤경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계감사품질관리감리위원회 위원장은 "감사인의 전면 지정은 역시 부작용도 우려돼 현재의 제도를 토대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법인의 감사위원회 독립성을 키우기 위해 감독을 강화하고, 지정감사를 현재보다 확대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계법인 내부의 품질관리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김기한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회계법인은 품질관리제도를 운영하는데, 스스로 과연 잘 지키고 있는 지 살펴야 한다"며 "예를 들어 금융감독원에서 지적된 부분들에 대해 인사상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다만 "감사인 지정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고, 지정제 방식에 대해서도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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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