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지난 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가 취임 사흘 만에 실·국장급 인사를 단행하면서 김중수 전임 총재 지우기에 나섰다.
한은의 경영시스템을 책임지는 핵심부서 인사를 필두로 이주열식 한은 조직개편의 신호탄이 시작된 셈이다.
이번 인사는 '조직'과 '인사' 관련 국장을 교체한 것이 핵심으로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팀(TF)에서 이 총재를 지원했던 인사들이 주요직에 발탁된 점이 특징이다.
반면 김중수 전 총재 인맥들은 좌천됐다. 향후 조직 개편과 후속 인사에 대한 관심에 집중되는 이유다.
우선 국·실장급 인사를 보면 인사와 총무를 책임지는 인사경영국장에 임형준 통화정책국 부국장이 선임됐다.
임형준 국장은 김중수 총재 시절 '직언'으로 한직에 밀려놨다가 이주열총재 취임 전부터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팀(TF)에서 총무팀을 맡았다.
비서실장에는 김현기 통화정책국 자본시장팀장이 임명됐다. 김 실장은 인사청문회 준비 TF에서 정책 분야 답변을 담당했다. 커뮤니케이션국장에는 차현진 기획협력국장이 기획협력국장에는 이홍철 인천본부장이 낙점됐다.
반면 김총재 시절 공보실장과 인사경영국장을 지낸 이명종 국장은 인재개발원 전문역으로 밀려났다. 또 김 총재가 새로 신설한 커뮤니케이션국을 담당했던 안희욱 국장은 인천본부장에 임명돼 두 사람 모두 외각으로 나가게 됐다.
TF 출신은 중용되고, 전임 총재의 핵심 경영라인은 밀려난 셈이다.
이에 한은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인사가 오는 8월인 점을 감안할 때 물갈이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고, 이것이 8월 정기인사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일 취임사에서 "경영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그동안 내부경영 부문에서 이뤄진 개혁조치 가운데 부작용을 드러낸 조치가 있다면 곧바로 개선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한은에서는 핵심 내부경영 라인을 전격 교체한 이번 인사를 김중수 전 총재가 남긴 조직 라인을 조기에 바꾸겠다는 취지로 분석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생각보다 빨리 이뤄진 인사에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며 "이 총재가 김 전 총재의 조직개편 방향을 비판해왔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큰 폭의 인사가 나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이 총재가 조직의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조기에 소폭 인사를 한 것 같다"며 "이 총재의 성품으로 볼 때 대규모 파격 인사 보다는 일부 비효율적인 부분을 되돌리는 수준의 스마트한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