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지난해 한국거래소(KRX)의 파생상품 거래량 순위가 세계 5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거래대금 역시 전년대비 큰 폭으로 꺾였다. 파생상품 시장의 기초자산인 주식시장의 침체, 금융당국의 규제강화 등이 국내 파생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2013년 세계 파생상품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KRX의 거래량은 전년대비 55.3% 급감한 8억2000만 계약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역시 전년대비 12.3% 감소했다.
◇파생상품 거래량 추이(자료출처:한국거래소)
거래량 급감에는 코스피200옵션의 거래승수 인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금융 당국은 투기성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코스피200지수 옵션거래 승수를 5배(10만원에서 50만원) 가량 인상했다.
지난 2000년부터 코스피200 옵션은 단일 상품기준으로 부동의 거래량 1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거래승수 인상에 따른 거래량 감소효과로 지난해 인도의 S&P CNX Nifty옵션에 1위자리를 내주며 주가지수옵션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세계 파생상품 거래량은 소폭 증가했다. 전년대비 2.1% 증가한 216억4000만 계약을 기록했다. KRX(8억2000만 계약)를 제외하면 7.6% 증가한 수치다.
거래량 기준 1위 CME Group(미국), 2위 ICE(NYSE Euronext 포함, 미국·유럽), 3위 Eurex(독일), 4위 NSE(인도) 등은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했다.
미국시장의 거래량이 압도적 1위(9.9%)를 기록했고, 인도(2위, -0.2%), 중국(3위, 39.5%), 브라질(4위, -2.0%), 독일(5위, -6.5%)의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상위 10개국 중에서 중국(3위, 39.5%)과 일본시장(9위, 39.7%)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중국시장의 경우 국가별 순위는 2011년 7위, 2012년 6위, 지난 2013년 3위로 급부상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지수 파생상품의 거래 부진에도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리 파생상품의 거래량 회복, 에너지·금속 등 일반상품 파생상품의 성장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