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한 달 넘게 지속되는 인도 총선이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인도 북동쪽 끝에 위치한 아삼주를 기점으로 5주가 넘는 총선 일정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유권자 수 만도 8억1500만명에 달하는 인도 총선은 지역별로 9차례에 걸쳐 다음달 12일까지 진행된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진행되는 선거다.
개표 결과는 다음달 16일 공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이 10년만에 정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현재까지의 여론 조사 결과로만 보면 정권 교체는 청신호다.
인도의 여론조사업체 사회발전연구센터(CSDS)가 지난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BJP가 단일 정당으로는 최다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반 확보는 어려울 전망이다. BJP를 중심으로 한 선거연합 민족민주동맹의 예상 의석 수는 전체 545석 중 234석이다. 과반에서 38개 의석이 부족한 결과다.
현 집권당인 국민회의당(NCP)은 100석도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렌드라 모디(왼쪽) 총리 후보가 총선을 앞둔 지난 5일 BJP 당회의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BJP의 정권 탈환을 점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경제'다.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 기업 활동을 촉진시킨 나렌드라 모디가 BJP의 총리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의 경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막대한 재정 적자로 삼중고에 빠져있다. 인도가 인구의 절반 이상이 25세 미만의 '젊은' 국가임을 감안한다면 경제 문제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앞서 모디는 힌두교 성지로 유명한 바라나시에서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시행해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 확대라는 결과를 얻었다. 모디의 지지자들은 이를 '모디노믹스'라 지칭하며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의 유명 차 생산지이자 대표적 낙후 지역인 아삼의 한 주민은 "외부와 고립된 우리 마을에도 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지역 발전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 규모가 적은 것은 고속도로 등 외부와 연결할 수 있는 교통이 낙후됐기 때문이고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활발한 교역이 이뤄질 것이란 장미빛 전망도 뒤따랐다.
밀란 바이쉬나브 카네기재단 국제평화 연구소 연구원은 "모디의 메세지는 매우 현실적인 것"이라며 "그의 이력은 하루 평균 4~10달러로 생활하는 인도의 중산층에게 소구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모디가 힌두교를 지나치게 숭배한다는 점은 종교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실제로 지난 2002년 그가 주지사로 있던 구자라트에서는 힌두교와 이슬람 신자와의 충돌로 최소 100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와 함께 로이터는 "인도의 선거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기로 악명 높다"며 섣부른 예측을 경계하기도 했다. 2004년의 선거에서도 여론조사는 BJP가 이끄는 연합정당의 승리를 점쳤지만 결과는 복지 확대를 내세운 국민회의당(NCP)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