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수천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회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 전 회장과 가까웠던 MB정부 인사들이 수사대상에 오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수천억대 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강 전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4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강 전 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에 대한 조사결과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 전 회장이 구속되면 검찰의 칼날은 강 전 회장과 MB정부 관계자들과의 로비 의혹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
강 전 회장은 MB정부 인사들과 친분이 깊다. STX가 재계 13위까지 오를 정도로 가파른 성장을 보인 것은 MB정부 인사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강 전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을 자주 수행했다. 금융위기가 심화됐던 지난 2012년에는 STX조선해양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규모 대출을 얻어내기도 했다.
이희범 전 산업부장관이 수사망에 오른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 전 장관은 2009년부터 2013년 STX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을 지낸 인불이다.
이 전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산업부장관을 지냈지만, 2010년 9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지내면서 MB정부와도 가까운 관계였다. 경총 명예회장으로 물러난 이 전 장관은 현재 LG상사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검찰은 지난주 이 전 장관을 '피의자성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STX그룹의 부실 계열사 기업어음을 사들이는 등 방식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칠 당시 계열사 회장을 지낸 이 전장관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은 강 전 회장이 부실 계열사의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방식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과정에 이 전 장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강 전 회장이 수천억대 횡령·배임을 저지르는 과정을 이 전 장관이 지켜보고도 묵인하거나 동조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강덕수 전 STX 회장이 지난 4일 오전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조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