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정치권에 논란이 되어온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전면 재검토한다.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반영해 최종 입장을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의 뜻을 묻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이 무산되는 등 새누리당의 6.4 지방선거 기초 무공천 약속 파기를 저지할 뚜렷한 대책이 부재한 막막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통합의 명분이었던 기초 무공천을 재고하는 것은 커다란 부담이지만,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을 뒤집고 공천을 강행하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만 원칙을 지킬 경우 기초선거에서의 참패가 자명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안 공동대표가 "제 원칙과 소신(기초 무공천)은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면서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이 불리해지고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토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 같은 결정은 기초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기 위한 회군 차원이라기보다는 당원과 국민의 여론을 좀 더 수렴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안 공동대표는 당원투표 및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가 "제 생각과 다르다고 해도, 제 소신과 원칙이 아무리 중요해도 국민과 당원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간 있었던 당 안팎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초 무공천에 대한 기존의 생각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 무공천 재검토 발표 직후 이석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속전속결의 실무작업을 거쳐 이번 주 안으로 당원투표와 여론조사를 끝낼 예정이다.
당 내부적으로는 기초선거 출마자와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천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최종 입장 정리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안 공동대표의 기대대로 당원과 국민이 무공천을 지지하면 김·안 공동대표는 빗발치던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천을 실시하자는 의견이 우세할 경우엔 김·안 공동대표의 리더십에는 비록 금이 가겠지만 회군의 명분은 마련된다는 평가다.
◇김한길(좌), 안철수(우)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