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 발의가 임박하면서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조행식 인천시의사회 대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저녁까지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노환규 회장의 불신임 동의안 및 오는 19일 임시총회 개최 요구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제 이미 전체 대의원 242명 중 3분의 1인 81명 이상이 동의해 의협회장 불신임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 요건을 갖췄다”며 “현재는 100여명에 이른다. 의사협회는 회원의 민심을 수렴하거나 법제화를 하는 대의 민주제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회장에 대한 탄핵은 대의 민주제에 충실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의협의 최고의결기구는 대의원 총회”라면서 “노환규 집행부가 대의원 총회의 결정사항을 부정하고 26일 사원총회를 통해 의협 정관개정을 추진한다며 대의원회를 압박했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원총회는 의료계 내분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앞서 대의원회는 지난달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의협 집행부가 요구한 ‘총파업 재진행’ 안건 상정 거부와 함께 노 회장을 추후 구성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제외키로 했다. 노 회장은 즉각 “사원총회를 통해 의협의 중요권한이 회원들에게 돌아가도록 의협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내부개혁을 할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사원총회는 민법상 규정된 사단의 최고의결기관으로, 정당의 전당대회,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와 같은 효력을 지닌다. 노 회장은 사원총회를 통해 대의원회와 시도의사회의 무력화 등 내부개혁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노 회장의 견제세력으로서 원로그룹으로 구성된 기득권 세력으로 평가된다.
조 대의원이 불신임안 동의서를 대의원회에 제출하면 오는 12일 열리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서 임시총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일 노 회장의 불신임 동의안이 가결될 경우 의협 정관에 따라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된다.
노 회장은 불신임안에 대해 “옳고 필요한 일을 했기 때문에 조금도 불명예스럽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모든 결과는 의협의 운명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협은 9일 오전 상임이사회를 열고, 사원총회를 오는 26일 오후 4시에 개최키로 했다. 장소는 미정이다. 전자투표, 위임장 등 구체적인 방법도 논의 중이다.
이날 다뤄질 안건은 대의원해산, 정관개정이다. 정관개정 내용은 ▲대의원 직선제 ▲시도의사회 회장 임원 및 의협 감사의 대의원 겸직 금지 ▲회원 총회 및 회원 투표 실시 근거 마련 등 강도높은 자구 개혁안이다.
의사총회를 통한 정관 개정은 위 내용과 관련된 것으로 최소화하고 대의원 중임제한, 회비납부방법 개정, 대의원회 구성비 변경 등 추가 변경사항은 새로 구성되는 대의원회에서 결정키로 했다.
◇지난달 30일 대한의사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이경화 기자)